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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명상 카툰
배종훈 글.그림 / 담앤북스 / 2014년 3월
평점 :
《행복한 명상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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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일이라도 요점을 확실하게 짚은 몇 컷의 카툰으로 흐름이나 주제가 바로 이해 될 때가 있다. 주로 복잡한 정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들에서 이런 도움을 많이 받는데, 나는 이것이 바로 '카툰'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물론 카툰의 뜻 자체가 '시사적인 인물이나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하여 한 컷으로 구성한 만화'라고 하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불교와 카툰은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불교에서도 깨달음의 표현이란 화려한 수사가 붙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때로는 한마디 말로도 손짓이나 눈빛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니, 카툰의 간결함과 축약성이 이를 표현하기에 아주 훌륭한 도구가 아니런가?
전에 <네모가 동산으로 간 까닭은?>이란 책으로 명상만화를 접한 좋은 경험이 있기에 이 책 또한 그런 기대를 하고 보았다. 이 카툰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맞닥뜨리는 일상에서의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날카롭게 꿰 뚫어보고 있다. 이미 많이 가졌음에도 더 가지려고 하는 욕심, 남보다 더 잘나고 싶어 하고 비교하는 마음, 눈앞에 있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먼 곳만 보려고 하는 어리석음 등, 이미 우리가 부처인데 늘 다른 곳에서 부처를 찾으려 하는 모습. 불교는 부처라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스스로 부처임을 깨닫는 수행을 하는 종교라 한다. 나 또한 '깨달은 사람' 이 되고 싶다. 세상 어떤 분별에도 걸리는 않는 그런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늘 좋고 싫고, 착하고 나쁘고, 많고 적고, 못하고 나은 등의 분별 심에 사로잡혀 있다. 더 많이 가지고 싶고, 남들보다 더 잘나고 유명해지고 싶은 그런 마음들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하여 주었다. 이 책은 한 번에 읽는 그런 책도 아니고, 한 번 읽고 마는 그런 책도 아니다. 무심한 듯 곁에 두었다가 한 번씩 꺼내 읽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로써 족한 책이다. 그리고 아마도 평생 읽어도 다 소화시킬 수 없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머리고 아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평소에 늘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고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 아니겠는 가.
네모가 동산으로 간 까닭은? http://africarockacademy.com/1017600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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