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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와 토슈즈 공장의 비밀
김세라 지음 / 하다(HadA)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포포와 토슈즈 공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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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마을에 떨어진 황금부리 오리. 어느 날 백조 마을에 커다란 백과사전에 담긴 황금부리 오리 한 마리가 떨어진다. 오리의 백조 부모들은 단지 책의 내용을 알고 싶었을 뿐이지만 어쩌다 오리를 맡아 키우게 된다. 백조마을은 오로지 발레 하는 것 이외에 다른 관심이 없는 곳이다. 학교에서도 오로지 훌륭한 발레리나만을 키우기 위한 교육만 있을 뿐이고, 늘 토슈즈가 떨어질 때까지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난한 오리 '포포'는 하얀 토슈즈를 살 형편이 안 된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신다가 버린 것을 주워 신어야 하지만 늘 '바바' 선생님께 야단만 맞는다.
그러던 어느 날 포포는 숲에서 '신비부츠'를 얻게 되어 토슈즈 대신 이 부츠를 신고 학교에 갔다가 바바 선생님께 쫓겨나게 되는데, 이때 뗏목 <션티의 사색하는 뗏목>을 타고 다니는 <션티>의 안내로 신비의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의 유일한 친구인 두더지 모리와 숲에서 사귀게 된 달팽이 이오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토슈즈 공장, 사막, 계단이 없는 높은 언덕 등지를 찾아다니며, 백조 마을 발레학교의 비밀과, 그들이 잃어버렸던 시간의 의미, 그리고 자신감과 용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사실, 이 소설을 읽을 때만 해도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라고 하여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기대와 달리 그리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내가 상상력이 너무 없기 때문인지, 이런 책을 읽은 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줄거리를 따라가기가 참 힘들었다. 이 동화를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큰 연관성 없이 바뀌는 무대와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나, 갖고 있는 물건들은 모두 시간, 용기, 삶이 본질이나 이유 등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물론 이를 찾으며 따라가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가 택한 인물들이나 행위들은 과도한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었고, 결국 시간의 비밀이 풀리고 백조들을 마법에서 구해내는 것도 조금 어렵지 않았나 한다.
주제와 동화 전체에 녹아있는 상징들을 쓴 작가의 의도는 너무나 잘 알 수 있지만 책을 읽는 대상이 아이들이라면 과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이런 동화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이라면 잘 읽지 않을 것인데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기에도 포지션이 애매하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삽화를 좀 더 늘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만일 내가 이 동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내 말라버린 상상력을 어쩌면 좋을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아이들의 수준이 그만큼 많이 높아져 있다는 뜻 일 수도 있겠지.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동화다. 다시 한 번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지 않을 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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