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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What? - 삶의 의미를 건저 올리는 궁극의 질문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무엇 What?》

이 책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으로만 되어있다. 나는 그렇다는 책 설명으로 보고도 어떤 내용이 있고 그에 관한 어떤 질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이다. 100% 질문. 물론 이 안에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철학자들과 위대한 종교지도자 작가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훌륭하다 하여 의심하지 않은 책들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그런 사람들도 나온다. 그러나 모든 주제가 그리 길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대로 여기 저기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이 주는 의문들을 쭉 늘어놓는다. 형식상 챕터는 나뉘어 있지만 한 주제로 엮인 질문들이 딱히 꼭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누구'를 따지는 사람들이 험담하는 사람들이고, '언제'를 따지는 사람들이 조금한 사람들이고, '왜'를 따지는 사람들이 몽상가 들이고, '어디'를 따지는 사람들이 길을 잃은 사람들이고, '어떻게'를 따지는 사람들이 실용주의자들이라면 '무엇'을 따지는 사람들은 사물의 핵심을 뚫고 들어가는 사람들인 걸까? -p58-
훌륭한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중국 특유의 사상 양식을 만들어낸 사람은 공자였을까, 아니면 그의 제자들이었을까? -p81-
미국다움이란 무엇인지 가장 잘 정의한 인물이자 이를 노래로 만들어 부른 윌트 휘트먼이 바로 브루클린 출신이었다는 사실, 즉 미국 그 자체와는 거의 닮은 부분이 없다고 여겨지는 지역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흥미롭지 않은가? -p138-
예수의 생애가 질문으로 끝났다는 것은 뭔가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하느님, 왜 저를 버리십니까?" 이 질문은 라틴어가 아니라 아람어로 기록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지지 않는가? -p 179-
이렇게 저자는 여기저기 특별한 소재나 분야를 따지지 않고 많은 질문들을 퍼붓는다. 이 책 《무엇 What?》은 읽는 것이 중요한 책은 아니다.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스스로 어떤 대답을 찾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예로든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관심이 생기면 그들의 저서나 작품, 일대기 등을 찾아 읽어보며 사유의 폭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질문들은 삶이나 나 자신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므로 이를 화두로 삼아 물고 늘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나도 호기심이 발동해 친구나 가족에게 엉뚱한 질문들을 퍼부어 대다 핀잔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남모르는 재미를 느끼면서.
이 책을 '훑어보면서' 내가 얼마나 질문을 하지 않고 살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것이던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는지, 왜 질문할 생각을 못했는지, 그 엉뚱한 질문이 때론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를 데려갈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너무 강박적이고 규정된 삶을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 What?》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너는 이 책을 왜 읽는가?> <이 책이 재미있는가?> <뭔가 얻어냈나?> <언제, 어떻게, 어디서 읽었나?> <후회는 없나?> <계속 읽을 것인가?> 등등의 질문들을. 그러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까? 이 서평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할까? 여기서 끝낼까? 더 쓸까? 사람들이 읽어줄까? 진짜 이 책은 무슨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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