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우타노 쇼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때로는 완벽해 보이는 부부 혹은 커플일지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의외의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누가 봐도 좋지 않은 사람인데 그 사람에게 매달려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고 있기도 하고, 남들의 눈과 자신의 사회적위치만 의식해 쇼윈도 부부로 사는 사람도 의외로 많은 듯하다. 일본에서는 배우자 외에 애인을 가지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도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이 소설은 이런 비밀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아름다운 여자가 남편의 사랑을 시험하고 싶다며 자신을 납치해 달라고 심부름센터를 찾아온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경마를 하다 빚만 잔뜩 진 주인공은 망설이다 결국 이 의뢰를 받아들이고 납치 자작극을 시행한다. 한편 이 여자의 남편은 납치된 아내를 구하려 경찰에 연락하게 되지만, 치밀한 계산 하에 시행된 자작극에 당하고 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미 돈은 빼앗겼음에도 아내는 행방불명되었다가 몇 주 후에 시체로 발견된다.

 

심부름센터 소장인 주인공은 어떨 결에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그는 그 여자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약속대로 숨어 있어야 할 곳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설상가상 그녀를 살해한 진범에게 협박을 당해 그 여자의 시체를 유기하게 된다. 시키는 대로 했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는 진범을 잡기위해 자신만의 수사를 시작한다. 결국 하나하나 드러나는 비밀,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과 결말!

 

 

놀랍게도 1991년에 처음 발표되었다는 이 소설은 지금 읽어도 전혀 고리타분하거나 유치하지 않다. 지금껏 꾸준히 추리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읽어왔지만 치밀한 구성과 반전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왜 아직 보지 못했는지 그것이 의문이다. 20년 전의 이야기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떤 시대라 하더라도 부부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게 없어서 일까.

 

추리소설의 원형에 가까우면서도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탐정의 모습은 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과도 닮았다. 쉽게 읽히는 문장, 정교한 트릭, 끔찍한 살인이지만 자극적이지는 않아 읽기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친절함,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하는 치밀함,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지는 아주 재미있고 훌륭한 소설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주 좋아할 만한 소설이다.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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