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0대는 어떻게 한국을 바꾸는가
전영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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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화가 나서'였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이케아 세대>는 바로 내 나이 1978년생을 기점으로 만35세 아래위 연령대를 일컫는 말이다. 화가난 이유는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는 구절에서, 마치 이 세대가 사회를 공격하는 불손한 무리인 듯 지칭하는 뉘앙스, 취업, 연애, 결혼, 출산 을 모두 포기한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세대로 바라보는 듯 한 시선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론만 말하자면 아니다. 이 책은 <이케아 세대>라고 저자가 명명한 세대들이 왜 기성세대가 진리하고 생각하는 <행복하고 정상적인 인생의 컨베이어 벨트> 인 <진학, 취업, 연애, 결혼, 출산, 육아>에 올라타지 못하고 자발적, 혹은 어쩔 수 없이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꺼이 ‘1인분’ 인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사회, 경제, 문화적인 시각으로 파 해치는 책이다.

 

내 나이기도 한 1978년, 만 35세를 전후한 세대들. 그들은 부모 세대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 민주화로 스포츠, 문화, 교육면에서 아주 큰 혜택을 받은 세대이다. 부모의 높은 교육열로 받은 높은 교육수준, 해외를 넘나드는 다양한 문화경험으로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을 자랑한다는 세대. 그러나 그들이 대학에 입학 할 때 쯤 불어 닥친 IMF영향으로 앞길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여, 그들이 사회에서 직장을 가지고 가정을 꾸려야 할 지금 까지도 그 우울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취업도 겨우, 그나마 비정규직, 예전 20대에 사회로 진출하는 것과 달리 그들은 30대가 되어야 겨우 사회에 진출할 수 있고, 그나마 그들의 연봉으로는 결혼을 꿈꾸기 어렵다. 당연히 그들은 집을 갖기 보다는 저렴한 월세로, 장기적인 플랜을 짤 수 없으므로 현재에 행복한 길을 찾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 주말에는 뮤지컬을 보러 다니고 명품을 보는 안목을 지녔지만 저렴한 매장에서 실속 있는 상품을 구매한다. 자발적 독신이 늘고 결혼 하더라도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꿈도 못 꾸는 경우도 많다.

 

깊어가는 양극화문제, 높은 등록금, 좁은 취업시장, 비정규직 문제, 정규직이라 해도 회사를 위한 삶으로 저녁이 없어진 지는 오래, 맞벌이, 출산, 육아의 문제로 취업과 재취업의 문제에도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의 이중고, 천정부지로 오른 부동산으로 내 집 갖는 것은 고사하고 2년마다 어김없이 오르는 전세 값으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이들의 삶. 이런 모습들을 보며 저자는 이 세대를 스웨덴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의 특징과 연결시킨다. 그리고 이들을 <이케아 세대>로 명한다.

 

<이케아 가구> - <이케아 세대>

1. 값이 싸다 - 저렴한 몸값

2. 빼어난 디자인 - 뛰어난 능력

3. 가격 대배 내구성 - 스펙 대비 단기 고용

4. 미완성 제품 - 삶의 중간단계

5. 단기적 만족감 -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삶

 

저자가 <이케아 세대>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출산율 저조와 급격한 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들 세대가 보여주는 생활 패턴은 미래 출산율 저조로 인해 생겨나게 될 위험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출산율이 국가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알고 있고, 정부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한창 사회를 부양해야 하는 <이케아 세대들>이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면 몇 십 년 후에 우리나라가 맞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한다.

 

 

이미 현실화 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는 필연적으로 연금과 의료, 복지 문제를 가져온다. 현재 젊은 세대가 벌어서 윗세대를 부양하는 구조에서 <이케아 세대>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머지않아 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바로 전 대통령 선거에서 소위 ‘어르신 세대’ 혹은 ‘기득권 세대’ 는 ‘철없고 날뛰는’ 청년 세대들을 철저하게 응징했다. 그리고 모든 정책들은 소위 기득권을 위해 돌아서고 있다. 첨예한 대립을 불러왔던 반값등록금, 육아,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의 청년 정책들은 모두 무산되거나 다른 이슈들에 의해 가려졌다.

 

저자는, 예전에는 청년 세대들이 소리치고 볼 맨 소리를 내 뱉기라도 했지만, 지금은 아예 입조차 닫아 버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모든 일들을 조용히 놓아버렸다고 지적한다. 기성세대들이 한 없이 부풀려놓은 높은 집값은 받아 줄 세대가 없으면 소용이 없고, 지금 열심히 일할 세대, 출산을 해야 할 세대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미래는 암담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여러 수치와 연구자료, 우리보다 먼저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다행히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그 대안도 제시하고 있는데 사회, 기업, 정부의 큰 줄기로 나누어 제시한다. 일단 사회적으로는 기성세대가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아야 하며, 넓은 혜안으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여한 한다고 얘기한다. 이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역할은 리더쉽의 변화로 혁신을 이루고-제니퍼 소프트의 예처럼- 복지와 ‘동일한 조건하’ 에서의 다양한 고용형태의 개발로, 저녁이 있고 개인의 생활이 보장되는 형태로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부는 이미 많은 해법과 정책들이 나와 있으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눈먼 돈 정도로 치부되는 집행부분에 개혁을 이룰 것을 건의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케아 세대>의 안정과 출산율증가이다. 그리하려면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고 하고 싶게끔 만드는 ‘정책’, ‘사회적 분위기’, ‘사회 안전망’ 을 구축하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프랑스의 정책이 가장 큰 예가 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2장까지는 너무도 우울했다. 한창 철도, 의료, 가스 등의 민영화 문제, 때 아닌 북풍과 종북 몰이로 대립하고 있는 이 현실,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온 듯 독재의 환영이 사회에 어두움을 드리고 있는 이때, 이 책에서 나열하는 <이케아 세대>의 모습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사실적이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입을 다물었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음에도, 기득권 세력은 자신의 이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미 폐기된 이념논쟁으로 세대, 계층, 지역을 다시 양분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3장에서 저자가 내세운 대안은 그나마 위안을 주었다. 사회도, 기업도, 정부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 중요한 것은 ‘의지’다.

 

이 책은 기성세대, 기득권 세대에게 일침을 가하며 현재 우리의 현실을 통찰할 여지를 주며, 일본,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예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선배 세대가 건네줄 바통을 이어받을 세대가 이를 거부한다면 결국 국가의 존망은 위태로운 뿐이라는 것을. 그것은 우리 모두가 불행해지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케아 세대>는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더 많은 논의들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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