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친절한 과학책 - 과학에서 찾은 일상의 기원,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이동환 지음 / 꿈결 / 2013년 11월
평점 :
친절한 과학책

과학이라는 말은 참으로 딱딱하다. 이유는 아마도 학창시절의 경험에 있지 않나 싶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지리 등의 과학 수업은 늘 외우고, 딱딱하고, 어려웠다. 그나마 초등학교 때는 실험이라도 해서 잠깐씩 재미난 구석이라도 있었지, 그 이후는 늘 멀리하고픈 과목이었다. 나 같은 문과생은 더더욱.
그러나 가끔 <친절한 과학책>처럼 어려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기까지 한 과학책을 만날 때 마다 반가움을 금할 수 없다. 억지로라도 여러 스타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이런 책들을 접하면서 과학과 철학이 그리 어렵고 고리타분한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여전히 어렵기는 하지만 과학도 알고 보면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철학도 어려운 말의 향연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물리, 화학, 심리학, 유전자학, 천체물리, 자연과학, 유전학, 곤충학, 문화인류학 등 과학의 분야에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일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여주는 교양서 이다. 또한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결과를 얻게 된 과학자들의 뒷얘기들도 살짝 엿볼 수 있다.

각 챕터는 2~3 쪽 정도 읽기 쉬운 분량이고, 다양한 도식이나 그림, 칼라 사진들은 쉽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원래 방송을 위한 원고였다고 하니 불특정 다수를 위한 내용이며, 누구나가 읽어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일상생활에 가까우면서도 우리가 잘 몰랐던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미는 왜 그렇게 큰 소리로 울어대는지, 하루살이는 정말 하루를 사는 건지, 남자는 어떤 여자를 선호하는지, 여자는 어떤 남자를 선호하고 어떤 사람을 결혼 상대자로 생각하는지 그 유전적이고 화학적인 이유, 자연의 생존 경쟁과 인간의 생존 경쟁의 관련성, 최고들만 모아 놓으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와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의 관련성, 동물과 인간의 유전자적 관련성을 통해 그들과 우리의 공통조상을 알아본다던지, 항상성의 관점으로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지구의 자연훼손의 문제점을 짚어보기도 하고, 곤충들과 동물의 의사소통이나 웃음의 특징을 알아본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도 있었고, 여전히 어렵기도 했지만 위도, 날씨 등 과학적인 관점에서 역사적인 사실을 살펴보는 것이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해서 아프리카에 살았던 여성의 공통 조상을 알아내고(유전자학) 이를 고고학과 연결시키는 발상 등은 참으로 신기하다.
이 책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다. 우리는 그냥 일상적으로 바라보고 누리고 쓰는 것의 원리와 기원을 알아내고 원칙을 발견하고, 새로운 문명을 발명하는 과학자들의 호기심과 탐험심, 인내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와 많은 생명체들, 이 지구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인간의 이기심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이 책은 과학이라는 매개체로 이 세상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게 해 준다. 그리고 이 우주 속의 지구별에 함께 살아가는 많은 동, 식물들을 좀 더 소중한 존재로 보게 해 준다. 정말로 <친절한 과학책> 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과학편집광의 비밀서재 http://africarockacademy.com/10143847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