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나는 죽었다 그러나 죽지 않았다, 추천 추리소설

데드맨 ㅣ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데드맨

[데드맨, 전체적인 느낌]

재미있고, 치밀하며, 끝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이야기 전개. 흥미로운 소재, 개성 있고 매력적이며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등장인물들. 호러물이 아닌 정통파 추리 소설. 재미있는 추리소설의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적극 추천하고 싶다.

[데드맨, 전체적인 줄거리는?]

고가의 아파트 욕조에서 머리가 없어진 시체가 발견된다. 증거라곤 머리카락 몇 올과 라텍스 장갑자국 뿐. 이어 경위 가부라기는 특별수사본부대장 대행이 되어 이 사건을 지휘하게 되고, 가부라기, 히메노, 마사키, 사와다로 결성된 유격대 격인 '가부라기 특수반'을 결성하여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이어 몸통, 팔과 다리가 한 짝 씩 없어지는 살인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아조트 연속 살인사건'이라 부르며 특종 보도한다. 그러나 증거라곤 사체의 절단면이 깨끗이 잘려나갔다는 것과 욕조에서 발견된 액체가 장기이식에 쓰이는 액체라는 점에서 전문가의 소행이라는 것 밖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가부라기에게 <데드맨> 으로부터 이메일 한통이 도착한다. <데드맨>은 스스로 희생자의 없어진 신체조직을 이어 붙여 살아난 사람이라 말하며 이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던져준다.

[데드맨, 이야기의 구조를 조금 살펴볼까?]

한편, 소설의 한 축은 <데드맨>의 시각에서 그려진다. 그를 다시 살려준 의사, 그가 만난 소녀를 통해 그는 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 재활훈련을 통해 신체의 감각을 되살린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살인자는 왜 사람들을 죽여야 했으며, 왜 그 장기들을 이어 붙여 <데드맨>을 만들었을까? <데드맨>이 살아갈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사건의 해결을 위해 <데드맨>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저자는 치밀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진실로 이끈다. 소설은 사체절단과 연쇄살인이라는 소재의 무거움과는 달리 경쾌한 온도의 어조를 유지하며 굉장히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또한 등장인물들은 각기 개성이 살아 있으며 굉장히 따뜻한 시각에서 써졌다.

[데드맨, 추리소설에서 중요한 등장인물, 과연 어떨까?]

주인공인 형사 <가부라기>는 '직관'적인 사람이다. 어찌 보면 엉뚱할 수 있지만 신중하며,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알 수 없는 생각들을 '잡아채는' 사람이다. <히메노>는 가부라기의 파트너로 엘리트이지만 덜렁대고 형사란 직업을 즐기는 사람이다. <마사키> 형사는 가부라기의 친구이며 거칠고 투박하지만 박력이 있는 전형적인 형사이다. <사와다>는 '프로 파일러' 로써 그 역할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형사들의 오랜 경험을 존중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시각은 사건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하며 신중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데드맨, 이제 마무리 할 시점]

소설을 읽어가다 만나는 진실은 꽤 놀랍다. 살인사건의 진실. 요즘 추리소설은 자극적이거나 호러물에 가까운 느낌이 들 때가 많아 조금 불편하기도 한데 이 소설은 비교적 추리소설의 원형에 가깝다. 죽은 사람이 보낸 이메일, 그 속에서 증거를 잡아내고 직관적으로 증거가 뜻하는 의미를 알아차리는 형사, 각자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적절히 밀고 당기며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들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재미있다. 그리고 진실은 언제나 슬프다.

[데드맨, 저자와 그 뒷이야기]

저자<가와이 간지>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는데, 이 소설은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에 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소재나 내용이 아직 읽어보지 못한 <점성술 살인사건-시마다 소지>의 오마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그 기개를 배우고 싶었다' 고 하며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소설이 데뷔작이라는 것이 참으로 놀랍고, 이 소설의 후속 작 <드래곤플라이>에서 <가부라기 특수반>이 또 등장하여 활약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