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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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는 일생을 통해 그 시기 마다 꼭 달성해야만 하는 어떤 목표들이 있다. 10대는 일단 대학에 들어가는 것, 20대는 졸업과 취업, 30대는 결혼과 출산 40대는 내 집 마련과 자녀들을 때에 맞춰 남들 다하는 사교육을 시키고 대학에 보내기, 50대 이후는 자녀들 출가시키고 자녀들이 낳은 손자손녀를 보살피는 것 까지 그리고 자신의 노후대책까지.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고개고개를 만난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거나, 가더라도 남들이 다 하는 스펙 쌓기를 하지 못할 수도, 높은 등록금으로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졸업 후에 취업을 하지 못할 수도 있고, 취업을 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 온갖 재테크 까지 신경 써야 한다. 각 나이별로 이뤄야 할 목표들을 달성하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비싼 결혼식, 출산 후 비싼 아이용품들과 명품 교육에 내가 가진 돈 보다 더 많은 대출로 산 아파트와 자가용 덕에 빚 갚기에 급급하다.

 

 

이 책은 우리가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상세히 밝혀 놓은 책이다. 우리가 왜 이렇게 쉬지 않고 일하는데 살기는 나날이 더 힘들어 지는지를.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바로 1장에 거의 모두 다 들어있다. 한마디로 자본주의는 '빚'으로 돌아가는 사회다. 애초에 사회에 돈이 도는 것은 은행에서 돈을 찍어내고 그 돈을 누군가가 대출받으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어떻게 가상의 돈이 만들어 지고, 어떻게 경제가 커지고, 어떻게 빚이 늘어 가는지, 내가 대출금을 갚으면 어느 누군가는 파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설명한다. 정말 돈과 자본주의에 대해 아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놓았다. 예전에 금융의 비밀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는 너무 어려워 이해가 어려웠는데 정말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또 늘 궁금했던 '왜 로스차일드 가문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좋은 기회였다.

 

 

2장은 금융상품에 관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경제 관련 책들을 읽으며 많이 접했던 내용이라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가 은행이나 금융회사에서 추천받는 상품들은 전문가들이 추천해 주어 많은 수익을 줄 것 같지만, 그들 회사는 고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도 잘 모르는 상품들을 회사에서 지침이 내려오는 데로 자신의 실적과 인사고과를 위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니 만큼 잘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험들도 마찬가지다.

 

 

3장은 소비와 마케팅에 관한 내용이다. 소비나 마케팅 분야도 관심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책을 읽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심리학적인 부분의 실험과 기업들의 마케팅 타겟 지정이나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한 권에 많은 내용을 싣지는 못하겠지만 꼭 필요한 부분을 아주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러니 했던 부분은 '마케팅'에 대한 시각차이다. 나는 내가 만든 상품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남이 만든 상품을 '사야하는' 구매자 입장이기도 한데, 같은 상황도 이쪽에서는 '이용해라' 저쪽에서는 '속지마라'를 말하고 있으니 우리의 입장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다.

 

 

4장은 경제와 금융에 관련된 이론을 펼친 철학자들을 알아본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편을 주의 깊게 읽었는데 아담 스미스가 부자들 편에 선 철학자란 편견을 깰 수 있어 좋았고, 그들의 이론만이 아닌 그 이론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사회 환경과 개인적인 일들까지 좀 더 알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5장은 복지에 관련된 부분을 다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분야다. 한 쪽에선 복지를 '비용' 이라 생각하고 복지가 많아지면 나라가 망한다는 거침없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복지는 '재생산, 사회 안전망' 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복지를 사회안전망과 창조력의 원천이라고 본다. 아주 짧은 분량이라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아주 현실적이고 꼭 필요한 부분을 다룬 것 같다.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복지'를 제대로 하는 것이고, 그것이 국민 모두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쉽고, 재미있고, 아주 유용한 경제학 책' 이란 것이다. EBS에서 방송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기에 사진과 도식, 그리고 방송에서 다루었던 인터뷰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어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준다. 앞서 정리한 내용보다도 더 많고 더 직접적이며 꼭 필요한 내용들이 많이 실려 있다. 또한 이 책은 자본주의를 '비판' 하는 책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을 바로 보여주는 책' 이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경제와 금융의 원리를 알려주는 책' 이다. '이러이러한 것이 자본주의이며 이 체제 속에서 어떻게 해야만 좀 더 행복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알려 주는 책이다.

 

 

특히 학생들이 좀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얘기 하면 더 좋을 책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실질적인 분야는 공부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교육을 제대로 받는 다면 우리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이 책은 아주 매력적이고 유용하다. 경제 입문서로도 좋을 것 같고, 내 주위사람들에게도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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