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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 1 - 한중일 동아시아史를 한 바늘로 꿰어낸 신개념 역사서 ㅣ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 1
이희진 지음 / 동아시아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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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래 기다렸다 받은 책이다. 보통 한 나라나, 특정 분야 혹은 특정시기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역사서만 보다가 동아시아 삼국 한, 중, 일의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한나라의 역사라 하더라도 주변국과 관계를 주고받는 것이기에 잘못 기술하면 이리저리 가지를 많이 쳐서 주제가 흐려지고, 또 너무 타이트하게 서술하면 왜 이런 일이나 결과가 일어났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통사라 하더라도 국사책처럼 정치, 사회, 문화를 따로 나누어 기술하면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있지만 큰 흐름이나 줄기를 잡기가 어려워지는 맹점이 생긴다.
이 책은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역사책이다. 가까이 붙어 지내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좋던 나쁘던 영향을 주고받았던 3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이 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나 정책이 다른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알 수가 있다. 또한 정치, 사회, 문화의 일들은 따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변화에 다른 변화까지 포함하여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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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는 1장 문명과 역사의 시작, 2장 분열과 분쟁의 시대, 3장 통일의 시대, 4장 고대사회의 혼란과 붕괴로 한국과 중국의 문명의 시작부터 중국의 당, 한국의 발해와 신라의 멸망과 일본의 셋쇼 정치 때인 고대사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나는 고대사에 관심이 많고 한참 동북공정을 비롯한 일본의 역사왜곡에 관심이 많아 고대사 중에서 구석기 문명과 랴오허 문명,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의 태동기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얼마 전 <진시황강의>를 읽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는데 진시황강의에서 풀지 못했던 의문인 '왜 그들은 통일을 과업으로 삼았는가' 혹은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드디어 얻을 수 있었다.
[진시황 강의] http://africarockacademy.com/10179155787
한 왕조나 국가가 생기면 오래 지속되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많은 왕조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그들끼리 통일과 분열을 많이 하였고, 다른 나라들 보다 비교적 늦게 문명이 시작된 일본 때문인지 3국의 역사를 횡으로 살펴본다 해도 상대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비중이 중국보다 적었던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어떻게 보면 중국의 역사에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을 서술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같은 역사를 두고도 보는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인 해석이 나온다. 한 왕조가 오래 간 것을 두고 안정적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전쟁이 적어서 사회가 정체되었다는 해석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역사만큼 흥미진진한 분야가 없는 것 같다.
역사에 관심이 많고, 동아시아 고대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하다. 한눈에 볼 수 있는 연표나 소제목들과 적절한 문단 구분의 편집은 읽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비교적 건조하고 균형감 있게 서술되었으니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아주 좋은 교과서가 되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