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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식탁 - 우리는 식탁 앞에서 하루 세 번 배신당한다
마이클 모스 지음, 최가영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배신의 식탁
<설탕, 지방, 소금 거대한 식품업계에 숨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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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 보다 먹 거리에 비상이 걸린 듯하다. 중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이 못 먹을 을 것들이 수입되고, 벌써 잊힌 미국의 미친 소 수입문제, 일본 발 방사능 오염 농수산물, 케이블 TV 음식 프로그램의 '제가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 가 장안에 화제가 될 만큼 음식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일들과 웰빙 현상이 겹치면서 유기농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는데, 이도 과연 믿을 만한지 의심이 된다.
아침 TV프로그램을 보면 늘 건강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송이 되는데, 대체적으로 암, 비만, 성인병에 대한 것이 많다. 성인병의 원인은 대부분 비만이니 운동과 다이어트, 식생활 개선과 건강에 좋은 음식들에 대해 주로 방송이 되고 있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는 비만이나 성인병, 고혈압 등의 질환에 '소금'을 연결시키는 것을 많이 보아 왔는데 젓갈이나 김치, 국이나 찌개를 주로 먹는 고유의 음식문화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책 <배신의 식탁> 을 읽으며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않는다. 대부분 매식이나 외식을 주로 하고 청소년들은 인스턴트 음식을 주로 먹는다.
<배신의 식탁>에 의하면 기업들이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인스턴트식품, 데우기만 하면 되는 레토르트 식품들은 정말 나트륨의 창고나 다름이 없다.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소금의 '나트륨' 성분 때문인데 나트륨 성분을 줄이기 위해 염화칼슘을 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고작 몇 %를 줄이고 '저 염식' 이라는 이름을 붙여 건강식품 인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많은 나트륨 섭취를 오로지 '개인의 식습관' 문제로 넘기고 있다.
음식의 맛과, 기호, 풍미는 <설탕, 지방, 소금>이 좌우한다. 예전에 학교에서 혀의 미각 지도를 한번 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지도는 틀렸다! 맛은 혀의 각각 한 귀퉁이의 자리에서만 특정한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맛을 느끼는 세포들은 입안과 식도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특히 단맛, 짠맛은 맛보는 순간 중독성 있는 성분을 섭취할 때와 똑 같은 뇌의 부분을 자극한다. 즉 우리는 '중독'의 황홀한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 모든 것을 자신들이 투자한 연구소의 학자들을 통해 광범위하게 실험하고 '지복점' 이라고 하는 '감각적인 만족감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최적의 농도'를 찾아내 제품들을 생산해 왔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단맛'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어렸을 때부터 설탕을 들이 부은 과자, 시리얼, 음료수 등을 소비하게 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편리성'을 무기로 갖가지 마케팅 기술을 구사하여 제품들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예전에 우연히 아이들이 먹는 과자를 먹어보고 과하게 단 맛에 놀란 적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단맛에 길들여지면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그 이상의 단맛을 원하게 된다.
지방은 더 하다. 얼마나 많이 넣는다 하더라도 먹는 사람은 그 차이를 알 수가 없다. 이는 설탕과 소금을 비롯한 각종 첨가물들을 지방 뒤에 교묘하게 숨길 수 있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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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지방, 소금의 문제가 건강문제로 불거질 때 마다 업체들이 선택한 방법은 좀 더 몸에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지복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이용하거나, 정치권에 압력을 구사하여 문제를 회피하는 것, 또는 마케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었다. 설탕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 설탕을 미량 줄이고 다른 식품첨가물이나 지방, 소금을 더 넣는 방식을 쓴다던지, 소비자들의 개별 식습관으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식사대용이던 제품을 간식으로 바꾸는 등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예를 들면 3%의 지방을 2%로 낮추고 저지방이란 라벨을 붙여 건강식이라는 느낌을 주거나, 설탕으로 범벅된 시리얼의 이름에서 그냥 설탕을 지칭하는 이름을 빼고, 소포장으로 바꾸면서 칼로리가 낮은 듯한 인상을 주며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식이다.
이 책 <배신의 식탁>은 설탕, 지방, 소금과 관련하여 그동안 식품업계가 얼마나 소비자를 기만하고 농락했는지 그 자세한 과정이 담겨있다. 식품업계는 늘 건강에 좋은 식품을 만들어 낸다는 이미지를 꾸미고 반대편에서는 조직적이고 과감하게 소비자를 속여 왔다. 비만, 성인병 등의 문제를 개인의 식습관이나 식탐으로 돌리고 그 뒤에서 교모하게 이 세 가지에 '중독' 되게끔 만들어 온 것이다.
단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뛰어넘어 이 책은 식품업계가 어떻게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중독되도록 조작해 왔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수많은 사례들과 실험들, 마케팅 사례들이 그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는 '비만'이 될 수밖에 없고, 각종 성인병들을 달고 살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 빠져 있는 것이다.
힘들겠지만 로컬 푸드를 이용하여 직접 요리하는 방식, 업계에서 교묘하게 폄하해온 한국인의 식습관을 지켜가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고 상술에 놀아나지 않는 방법인 듯하다. 또한 식품관련 법들을 개정하거나, 재정하는 것에 압력을 가하는 등 소비자로써의 직접적인 권리행사도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