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임승차
수오 지음 / 푸른봄 / 2013년 9월
평점 :
무임승차
세무공무원 강태호의 탈세와의 한판승부!
검찰청에는 강철중이 있다면, 국세청에는 강태호가 있다!
세금. 너무나 당연한 상식은 많이 벌면 많이 내고, 적게 벌면 적게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인가 내라는 대로 다 내면 바보가 되는 시절이 된 것 같다. 특히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대기업의 탈세, 재벌들의 불법증여와 상속, 상습 체납, 일명 유리지갑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반인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 일 뿐이다. 이게 정상이고 저들이 불법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바보가 되는 아이러니.
이 소설은 국세청의 '무한추적' 팀의 강태호 팀장과 팀원들로 대변되는 소시민과 그 위에 군림하며 피를 빨아먹는 재벌, 권력자들과의 한판 승부를 담은 추적, 첩보 스릴러이다.
'무임승차', '세금', '탈세', '돈', 이 소설을 대변하는 이런 단어들은 소설의 매력을 모두 표현하지는 못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강태호 팀장은 부모님 죽음의 비밀을 가진 정의로운 공직자의 표본이다. 마치 영화 '공공의 적'의 강철중 같은 정의롭고, 다소 다혈질이며, 감성적이라 주먹이 앞서지만 반대로 냉철한 이성과 추진력으로 맡은 바 임무를 끝내 완수하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 소설은 의외로 스케일이 아주 크다. 국세청의 '무한추적' 팀은 각각의 개성과 아픈 구석을 지닌 팀원들로 구성되는데, 그들의 그 아픈 구석은 때로 소설 전개의 추진력이 되기도 하고 긴장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런 추적 팀의 추적 대상이 되는 것은 대부업체, 노숙자들의 명의도용과 이를 이용하는 병원재단, 재벌대기업의 운영권암투, 다국적기업의 횡포, 불법 비자금, 정경 유착, 얼마 전 크게 문제가 되었던 저축은행 사건, 노동착취,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군사정권의 상징인 고문기술자를 따라 거대한 어둠의 정점까지 올라간다.
그 얽히고설킨 관계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돈'에 관련된 모든 인간의 추악한 단면이 들어나고, 그 앞에서 한 없이 나약해 지는 인간 군상들을 만날 수 있지만, 그 반대로 각자의 가슴에 품고 있는 양심과 선한 본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내조의 여왕>,<칼잡이 오수정>,<돌아와요 순애씨> 등의 드라마와 시트콤을 쓴 작가라 그런지 아주 감각적이며 빠른 속도감,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인 긴장감, 반전, 감동, 권선징악 등의 포인트를 고루 갖춘 내용과 전개를 보여준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이 되는 이야기지만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좋을 만큼 적당한 여러 개의 사건들과 긴장감을 갖고 있어 차후 반응이 기대된다.
세금과 돈에 관련된 소설이라 머리가 아플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제껏 이슈화 되었던 사회문제들을 볼 수도 있었고, 등장인물들은 바로 나 자신이나 이웃처럼 친근했으며, 실제로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었기에 더욱 실감이 났다. 후속편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재미난 소설이다. 아주 잘 만든 영화나 드라마 한편을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