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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 암 전문의사의 고백
곤도 마코토 지음, 박은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시한부 3 개월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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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를 '유병장수시대'라 하고 주위에서도 암에 걸린 사람을 수시로 보니 더 이상 암은 우리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듯하다. 나 또한 암은 거의 100프로 걸린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로 보험까지 들게 되었다.
내 페이스북에서도 며칠 전 암 치료에 대해 설전이 붙은 적이 있다. 암 치료 중에서 특히 수술과 관련된 설전이었는데 일반인과 의사의 대화라 참 관심이 많았다. 일반인은 병원에서 하는 암 치료는 의료비만 쓰게 할 뿐 이득이 없다는 것이었고, 의사는 그래도 암에는 수술이 첫째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도 꼭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 또한 정말 어느 쪽에 귀를 기울려야 할지 궁금했기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무서운 것은 암이 아니라 암 치료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암'은 <조기 암을 방치하면 점점 커지다가 진행 암이 되고, 다른 장기로 전이해서 말기 암이 되어, 결국 환자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암 일원론>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생각에 반기를 들며, 이를테면 <암 이원론>을 말하는데, <진짜 암과 유사 암>을 구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 두 암의 차이는 단 하나, <전이하는 능력>의 유무이다. <진짜 암>은 처음 1개의 줄기세포인 시점에서 전신으로 전이되면서 계속 늘어가다가 숙주의 생명을 빼앗는 성질을 갖고 있는 데 0.1밀리미터인 시점에서도 전이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유사 암>은 반대로 전이를 하지 않지만 현미경으로 살펴도 진짜 암과 유사하여 구별이 쉽지 않다고 하며, 우리 몸에 유해하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짜 암과 유사 암의 구별, 암의 실체, 수술과 항암제 위주의 정형화된 암 치료의 허점, '시한부 3개월' 이라는 선고에 숨은 의료 산업의 진짜 목적, 어떻게 죽을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항암제는 암세포도 공격하지만 정상 세포도 공격하기에 생기는 부작용이 많으며, 수술위주의 치료는 환장의 사망만을 앞당길 뿐이고, 진짜 암일 경우에는 생존기간을 늘리면서 남은 인생을 잘 살도록 즉 삶의 질을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많은 사례들과 데이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치료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 상관없이 생존기간은 달라지지 않는다.>,<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은 오히려 치료를 하지 않는 쪽이 높다.>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 책에 따르면 진짜 암은 완치가 없으며, 노화의 한 현상이므로 자연스럽게 생각할 것, 의사들이 쉽게 하는 시한부 몇 개월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시간으로 두고 천천히 치료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것, 되도록 어떤 치료도 하지 않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고 실제 암에 걸렸을 경우 생존 시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 책만 읽고 암 치료에 대해 어떤 것을 결정 할 는 없지만 만일 내가 암에 걸린다면 되도록 치료를 하고 싶지는 않다. 선고를 받고 바로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로 많은 부분을 도려내고 항암제 치료로 온 몸을 망치고, 가족들을 힘들게 하기 보다는 일상을 지속하며 증상완화 치료를 받으며 마지막을 맞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무작정 암이 무섭다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암과 내 삶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주었고,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보며 더 많은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아주 좋은 <암 치료 입문서>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