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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 지구인이 알아야 할 인류 문화 이야기 ㅣ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이경덕 지음 / 사계절 / 2013년 9월
평점 :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영화나 소설에서 그려지는 외계인은 거의 다 앞선 문명을 갖고 있고, 호시탐탐 지구를 노리는 존재로 그려진다. 우리도 우리의 문명이전에 초 고대 문명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고 때로는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문명도 그런 외계인이 전해 주었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아름다운 고리라 불리는 가상의 행성 '케이 팩스' 의 외계인들이 멸망해 버린 자신들의 행성을 떠나 지구에 정착하기 위해 출발한 선발대가 이주해 올 자신들의 종족을 위해 만들어 놓은 보고서 형태를 띠고 있는 문화, 인류학 서적이다.
누구나 자신들이 속한 국가나 문화가 있기에 객관성을 가진다 하더라도 읽는 이로 하여금 선입견을 갖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외계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국가와 문화 민족 등을 떠나 '지구인' 이라는 공통점으로 문화를 바라보게 되니 그런 선입견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철저하게 '문화상대주의' 의 관점에서 써졌다. 어떤 문화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독특하게 형성되었고, 각 문화들이 서로 교류하며 독특한 방식을 갖게 되었을 뿐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책은 크게 3개의 큰 테두리 안에 지구인들이 만든 '문화'를 살펴본다. 1장에서는 개괄적인 역사와 인류와 동물의 차이를 만든 것들인 언어와 상징을, 2장에서는 남성, 여성의 역할과 한 인간이 태어나 어른이 되는 과정 또 그들이 만들어 가는 가족문화를 이야기 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종교, 정치, 경제와 권력에 대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며 지구의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
각 나라, 민족, 위치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독특하고 특별한 문화들이 많이 있을 테지만 크게 보면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종교들이 있지만 크게 4대 종교는 둘씩 짝 지어서 같은 뿌리에서 나왔으며, 암소를 숭배한다던지 돼지를 혐오하는 등의 종교의 특징도 그 지역의 특성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역할이나 혼인, 가정의 특징 또한 당사자들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정치적인 권력도 수렵에서 농경으로 넘어오면서 사회가 점점 커짐에 따라 부족장에서 추장, 왕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보편적인 원칙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 파스텔 톤의 독특한 삽화, 사진자료들이 잘 편집되어 공부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지구에 살고 있는 각 국의 문화들을 통합하는 공통의 흐름을 훑어볼 수 있어 교양서적으로도 아주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