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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가 말하는 법
부경복 지음 / 모멘텀 / 2013년 7월
평점 :
손석희가 말하는 법
대체 손석희가 어떻길래? 얼마나 말을 잘하길래 이렇게 책까지 나왔을까? 그러나 손석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왜 나올 만한지, 또한 우리가 얼마나 이런 책을 기다려 왔는지에 적극 동의할 것이다. 다른 것은 차치 하고 라도 100분 토론에서 보여준 똑 부러지는 진행, 통쾌한 한방, 청자들의 마음을 속 시원히 긁어주는 말들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박혔을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은 분업화, 협업화된 현시대에 말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말을 못하는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여기에 '손석희의 말하는 법' 이 우리에게 왜 유용한지 또한 그 비법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그를 위해 저자는 손석희 외에도 말 잘하는 사람들 즉 오바마 대통령, 고 노무현 대통령, 마틴 루터 킹등의 인물들의 명 연설과 대화록, 세익스 피어의 작품들에 나오는 대화 장면, 청문회나 법정의 장면들을 예시로 제시하여 독자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나게 그 비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말 잘하는 것이 결코 타고난 것이 아니며, 결코 '화술이나 언변' 정도의 기술이 아님을 말하는데 우리가 말을 잘 못하도록 하는 문제들 즉 우리가 흔히 가지는 생각의 오류, 문화적인 특징, 흔히 하는 실수와 심리적인 특징 등을 일깨워주기도 하고 손석희의 말과 대비를 시켜 좀 더 명료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책은 전체적으로 3파트로 나뉘는데, 말을 잘해야 하는 이유와 손석희를 가장 말 잘하는 사람으로 뽑은 이유가 한 파트, 손석희가 논쟁하는 법이 한 파트, 손석희의 생각과 말하는 특징이 마지막 한 파트이다.
또한 책을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2001년 12월 3일 <시선집중>에서 한국에서의 개고기 식용반대를 주장하는 프랑스의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저자는 이 인터뷰에서 보이는 손석희의 말하기와 논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며 이를 체계화 시켜 말 잘하는 '법칙'을 찾아 낸다.
<손석희가 말하는 법>
제1법칙: 스스로 상대방과 싸우지 마라. 상대방이 반대의 생각과 싸우게 하라,
제2법칙: 주장부터 늘어놓지 마라.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을 먼저 말하라.
제3법칙: 상대방의 주장을 상대바이 알고 있는 사례에 적용해 스스로 답하도록 하라.
제4법칙: 다수를 인정해 주라. 그들에게 합리성을 물어라.
제5법칙: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반박하라.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항복을 요구하지 말고 돌아서라.
제6법칙: 상대방의 강한 말을 귀 기울여 들어라. 그 말로 상대방을 스스로 검증하게 하라.
제7법칙: 주장한 자에게 사실을 말하게 하라. 사실 검증의 장에서 싸우라.
제8법칙: 대조를 통해 생각을 보여라. 빛의 위치는 주위가 어두울수록 분명해 진다.
제9법칙: 서로 다른 생각들을 관대하게 수용하라. 이성과 합리의 지렛대로 하나 됨의 힘을 얻어라.
제10법칙: 오늘을 차갑게 직시하라. 그리고 뜨겁게 내일을 생각하라.
제11법칙: 생각을 숫자로 말하라. 사막의 모래알도 찾아낼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제12법칙: 말 잘하는 사람을 말을 많이 내뱉는 사람이 아니다. 내 생각을 남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적절한 예시와 사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도식들을 따라가다 보면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일 것이다. 물론 한번 만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까이 두고 자주 펼쳐 읽으며 말하는 버릇을 바꿔야겠다고, 사고하는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말하고, 대화하고, 논쟁하고 원하는 것을 얻고 소통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말을 내 뱉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혹은 나는 다른 사람의 말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우리는 말을 잘해야 하는 시기를 살고 있다. 화려한 언변이나 얄팍한 방법보다는 좀 냉철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좀 더 말을 잘 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이 책이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