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 남과 북, 그 어느 곳의 영토도 아닌 땅 ㅣ 김주원의 사이버 보안 시리즈 2
김주원 지음 / 글과생각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DMZ

(남과 북, 그 어느 곳의 영토도 아닌 땅)

 

 

 

김주원 작가의 두 번째 사이버 보안 시리즈. 그 첫 작품 <스테가노그래피>도 무척 재미있게 읽은 터라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되었다. 결론을 말하면 역시 한번 펼치면 술술 읽히는 힘을 가진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전 작은 김구선생과 사이버테러를 엮어 만든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는 DMZ와 사이버테러를 엮었다. 전작도 DMZ도 언 듯 들으면 이들과 사이버 테러를 어떻게 연결을 시킬까 연상이 되지 않지만 소설을 읽어보면 그 둘을 연결시킨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DMZ안에는 남과 북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실질적으로 유엔군의 영향력 하에 있는 마을이 있다는 것을. 그들을 세금도 내지 않고 군대도 가지 않는다고 한다. 휴전 직후부터 60년간 이 마을은 북으로는 휴전선 남으로는 민통선을 경계로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왔다. 마을에 살던 사람은 살 수 있었지만, 외부사람이 들어 올 수도 없고, 나가서 살면 다시 들어오지 못하며, 마을 사람들 끼리 결혼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여자가 외부사람과 결혼하면 나가서 살아야 하며, 남자는 데릴사위로만 들어올 수가 있다고 한다.

 

휴전직후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남을지 떠날지를 결정해야 했는데 이 마을이 고향인 주인공들 정희연, 최재성, 김순희는 이런 이유로 각기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마을 이장의 둘째 아들인 정희연은 전쟁에 참가했던 에티오피아 장교 므아세 제나위를 따라 에티오피아로 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전쟁으로 부모를 다 잃어버린 최재성은 미국 군인인 양아버지 퍼시빌 준장을 따라 미국으로 가게 된다. 김순희만이 마을에 남게 되는데, 그녀는 마을 앞 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걸어두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며 다시 만나기를 약속한다.

 

엄밀히 말하면 이 소설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사람들과 그의 자녀들의 이야기이다. 정희연과 김순희의 기막힌 인연, 그의 아들 정재민, 그리고 정재민을 몰래 도와주는 최재성. 아버지 정희연이 죽고 베트남에 가 힘들게 살던 정재민의 사연을 알고 최재성은 그를 후원하는데 그 덕에 정재민은 컴퓨터 관련 대학의 교수까지 된다.

 

시기는 현재로 돌아와 북한의 핵 위협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을 방한할 일정이 잡히자 미국과 한국의 보안 안보팀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테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철저하게 대비를 한다. 여기서 이 소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유린과 차지혁 콤비가 등장한다. 사이버 안보 일을 맡고 있는 이 두 사람의 활약으로 오바마가 탄 전용기를 격침시키려고 한 '라이거' 라는 뛰어난 해커를 잡음과 동시에 테러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이 소설의 재미는 마치 헐리웃 영화를 보는 듯 한 스케일과 전개, 천재해커의 활약상을 들 수 있겠다. 마치 '007' 시리즈나 우리나라의 '도둑들' 같은 한편의 첩보영화를 보는 듯 한 재미가 있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대치하고 있는 현실,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는 없는 미국, 중국 등과의 관계 등이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은 라이거로 활동하는 정재민이 북한의 사주로 테러를 일으키려고 한 개연성이 약했다는 것과 또 너무 쉬운 이유로 그 테러를 그만둬 버린 다는 점, 북한을 모든 악의 축으로 설정해 놓았다는 점 등이었다.

 

작가의 의도대로 사이버 테러의 무시무시함과 그에 대한 경각심은 잘 일으킨 듯 보인다. 현대사회가 참 편리해진 점도 있지만 결국 모든 프로그램과 장치들은 '사람' 이 만들고 움직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 편리함을 향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를 만들고 운용하는 '사람' 에 대한 인성교육이나 관리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이용' 하고 '생산' 하고 '돈' 으로만 본다면 이 세상은 아비규환의 지옥이 될 것이다.

 

이 소설의 미덕은 거기에 있는 듯하다. 일단 읽기에 재미있으며, 소재 또한 매우 흥미롭고 저자가 의도한 것들도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이 독자들을 사이버 세상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페이지도 많지 않고, 사이즈도 크지 않아서 가방에 넣어 읽기도 편할 듯하다. 한편의 오락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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