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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 ‘대형 사고’와 공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새로운 물음
찰스 페로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아직도, 아니 이제 논란은 시작되었다. 우리는 많은 강을 인위적으로 막아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자마자 그 둑을 만들었던 이유와 그 '공구리' 공사 때문에 덕을 본 사람들, 아닌 걸 알면서도 입을 닫고 있었던 학자들, 또 계속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또 원전은 어떤가? 낡은 원전의 가동을 멈추라는 사람들과 아직 쓸 만하다는, 아니 더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 일부러 전력난의 위기를 부추기는 사람들,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사고를 보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줄까?
이 책은 고위험에 대한 책이다. 원전, 화학공장, 항공기, 댐, 핵무기, 유전자 조작 등의 위험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밝힌 이 책의 목적은 그 위험들을 돌아봄으로써 '사람들이 입을 실질적 피해를 줄이는 것' 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피해를 초래하는 것은 시스템의 속성이라고 하며, 참사의 위험을 안은 시스템들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고' 는 뜻하지 않은 잘못된 사건을 말하는데, 시스템의 기능을 저해하는 손상과 관계되고 손상의 규모가 커야한다. 즉 하나 이상의 장치에 손상을 입혀서 현재 및 미래의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는 하위 시스템, 혹은 전체 시스템의 장애를 말한다.
사고는 희생자들을 만든다. 1군 희생자는 직접 시스템을 운용하는 운용자, 2군 희생자는 기타 인력내지 승객을 비롯한 시스템 이용자, 3군 희생자는 무고한 외부자, 4군 희생자는 미래세대를 가르킨다. 4군 희생자는 대부분 방사능이나 독극물의 피해를 입는다. 기형아나 사생아가 4군 희생자에 해당하며 먹이사슬을 올라가면서 축적되는 잔여 물질에 오염되는 모든 사람들도 4군 희생자다.
중요한 것이 바로 4군 희생자다. 1,2,3 군 희생자는 바로 알 수 있고 그 수도 적다. 그러나 4군 희생자는 몇 대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고, 당장 나타나지 않으면 알 수도 없다. 그리고 그 대상이 얼마나 광범위할지 그 조차도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사고의 원인들을 파 해치기도 하고 그 문제와 관련되거나 제기되었던 정치, 법적, 사회적인 문제들도 두루 살펴본다. 많은 분량의 사례들이라 읽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사고를 분석하는 글들이기 때문에 내가 그와 관련된 사고에 관심이 없다면 다소 지루 할 수도 있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DNA 조작과 댐, 핵무기, 지진 등에 관심이 많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었다. 그러나 내게는 다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럼 다시 묻는다. 이 책이 나에게 혹은 읽는 이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아니 이 책을 읽는다면 과연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내게 답은 이것이다. 일단 사고에 대한 특히 대형 사고에 대해 어렵지만 조금은 알 수 있었고, 그 시스템들이 만들어내는 복잡하고 얽힌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으며, 우리가 새로운 무엇인가를 혹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 내려하거나, 그 결과물을 내가 이용하려 한다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돈이 싸서 혹은 이용비용이 덜 들어서 좀 더 편리한 것을 쓰거나, 원전이나 댐 같은 것들을 만들려고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업체들이 무엇을 위해 하려고 하는지,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 좋기만 한 것인지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고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대형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 호기심도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