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 변산농부 윤구병과의 대화 이슈북 4
윤구병.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언제나처럼 아침에 일어나 페이스 북을 확인하다보면 일상 다반사들 사이에 정치 이야기가 끼어든다. 국정원이 국가 기밀 문서를 '스스로' 공개하고,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셨다는데 옷이 어쩌고 저쩌고, 어떻게 봐도 분명 불법선거가 맞는데 언론에서 터트린 연예인 병사이야기에 뭍히고 있고,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가 촛불을 들고 있는데 어느 언론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없다. NLL을 포기 한적이 없는데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말들로, 대통령은 감성적인 말 한 마디로 그 모든 잘못들을 덮어 버릴 수도 있다니.


그래서 궁금해 진다. 이런 어이없는 현실을 윤구병선생은 어떻게 보실지. 이 인터뷰를 할 때가 아닌 지금의 이 현실을 어떻게 보시는지 과연 해법이 있는 것인지. 그 시점에서 시간이 그리 많이 흐른것 같지도 않은데 세상은 어찌 이렇게 쉽고 빠르게 어둠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지.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겠는데 그 해법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책은 손에 들어올 정도로 매우 작고, 얇고 아래위로 살짝 길다. 책꽂이에 꽂으면 위로 삐북 올라온다. 아마도 균형이 안 맞아서 손이 자주 갈 수도 있겠다. 윤구병 선생은 과감히 국립대학 철학 교수직에 사표를 던지고 전북 부안에서 변산공동체를 구현한 농부 철학자라고 한다. 이 책은 그런 그를 인터뷰어 손석춘이 인터뷰 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8파트의 주제로 나눠 지지만 그 안에는 우리 말에 대한 이야기 부터, 철학, 노동, 정치, 대통령, 민주주의, 농업등 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 들이 담겨있다. 이야기의 포문은 우리 말에 대한 것으로 열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외래어들이 우리의 상상력을 가로막는다는 말에 참으로 공감이 되었다. 내가 늘 가까이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철학 또한 존재, 무, 담론 등 어려운 말로 가로막혀 있다는 것을. 오늘 페이스 북을 통해 프랑스의 철학주간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뒤틀리고 어두운 현실을 타개할 방법으로 '철학'을 들고 있는 것에 비해, 학교에서 철학, 역사, 예술을 밀어내는 우리내 현실이 겹쳐지면서 우울함이 찾아왔다.


또한 우리 젊은이들은 현재 '알바연대'를 중심으로 생활임금,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자는 운동을 펴고 있는데 선생이 주창하는 6시간 노동은 참으로 생각해 볼 만한다. 어떤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누가 채용을 하려고 하겠나, 젋은이들이 쉽게 돈을 벌면 제대로 된 취업을 하려고 하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알바비와 노동시간이 무슨관계가 있는가 하겠지만 이는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문제다. 돈이 오르거나, 노동시간이 줄어들거나 결국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과 노동을 사용하는 사람간의 알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강도가 세어지거나, 상대적으로 개인의 능력이나 스펙을 더 따지게 될 것이므로 노동자들의 경쟁만 제촉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들도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어쩌면 우리는 여가를 즐기는 방법 모르고 그 시간은 생산적인 시간이 아니라 낭비하는 것이라는 일방적인 사고만 강요받아온 것이 아닐까.


우리는 나라를 뺏기고, 전쟁이나고 독재를 겪으면서 오로지 먹고살아야 하고, 남을 짓 밟고 올라가야 하고, 일개미 처럼 일만 해야 하는 것으로 교육받고 사고하길 강요받아 왔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거라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 인건지 고민할 시간도 여유도 없이, 그리고 그 일에 대한 댓가는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지도 못하게, 그런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면 사회에 걸림돌이 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두려움을 느끼게 하면서.
 

이 책, 윤구명선생과의 대화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그런 '틀'을 깨 준다는 것이다. 읽는 이에 따라서 선생과 다른 생각을 갖거나, 불편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든다. 그러나 내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 한가지 틀, 프레임등을 깰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을 주었다는 것에서 이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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