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바보들 - 틀린데 옳다고 믿는 보수주의자의 심리학
크리스 무니 지음, 이지연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똑똑한 바보들

 

 

요즘같은 선거철이 되면 특히 보수와 진보가 양쪽으로 나뉘어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곤 한다. 그것은 특히 올 상반기에 있었던 총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고, 한달 후에 있을 대선을 앞둔 지금도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인터넷 아고라나 SNS에서 불붙곤 했던 양 진영으로 나뉜 정치적 대립은 논리나 비전, 증거, 실험결과들이 아닌  인신공격이나 감정싸움으로 번지곤 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그것이었다. 분명히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이 뻔한, 그리고 어딜봐도 거짓말인 것이 뻔한 말들과 정책에 왜 그토록 열광을 하고 충성을 하는지, 그것이 왜 나이와 상관이 없고, 많이 배웠다고 하는 교수나 이성적일 것 같은 대학생들에게까지 이르도록 광범위하게 나타나는지, 과거 권력에 의해 핍박당했던 경험이 있는 도시에서 오히려 더욱 그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답을 속 시원히 밝혀준다. 이 책 '똑똑한 바보들'은 소위 말하는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를 정의하는 두드러지는 특징, 그 둘이 다른 점을 뇌의 특징, 성격, 본성, 양육의 특징의 심리학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즉 정치성향은 타고 나는지, 외부적 요인 때문인지를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심리학자들이 행한 의미있는 연구사례들과 과거의 특징적인 사건들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양 진영이 나뉘게 된 보수주의 운동, 뉴라이트, 보수주의자들이 그들만의 견고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행하였던 철저한 전략들, 미디어의 거짓말까지 파헤친다.

 


많은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특징은 대체적으로 이렇게 정의된다. 보수주의는 다양한 심리특성과 연관이 되는데 독단적임,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것을 못 참음, 죽음을 두려워함, 새로운 경험에 대해 덜 개방적임, 사고 과정에 통합적 복합성이 적음, 종결에 대한 욕구가 큰 것 등이 있다. 이에 의하면 보수주의는 '변화에 대한 저항 및 불평등에 대한 수용과 합리화를 강조해 핵심적인 심리 필요를 만족시키는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진보주의는 '모든 의문을 자기자신의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려하는 것을 중시여기는 이데올로기' 이다. 두 집단의 차이는 개방성과 성실성에 관련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방식의 정보처리, 도덕적 직관과 도덕 체계의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면 뇌는 어떨까?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는 걸까?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뇌의 오른쪽 편도체가 더 크고, 정치적 진보주의자들은  ACC에 회백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다. 편도체는 공포를 일으키는 위협이나 자극에 대해 감정적으로 방응할 때의 핵심역할을 담담한다고 알려진 부분이며, 전대상피질(ACC)는 전두엽의 일부로서 교정반응이 요구되는 실수난 오류를 범했을때 그 실수난 오류를 감지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알려진 부분이다. -p157- 따라서 보수주의가 삶에서 위협과 불확실성에 대처하고픈 요구에 호소한다는 것이며, 권위주의자들이 가장 강한 특징이 이런 심리적 요구들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ACC는 오류감지, 모순감시, 인지통계에 관련되는데 그것은 이들의 인지 유연성이 크고 바뀌는 단서나 상황에 기초하여 자신의 신념이나 반응을 업데이트하거나 바꿀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심리학자들의 밝힌 동기화된 추론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고 증거만을 선택하면서 그에 반하는 증거들은 무작정 거부하는 심리현상-이나 인지부조화이론-증거에 신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신념에 맞게 증거를 왜곡하는 것- 등이 보수주의자들의 왜곡된 신념을 강화하는 이유를 밝혀주었으며, 애초에 이 왜곡된 신념을 가지게 했던 그들의 놀랄만한 전략까지 낱낱히 밝힌다.-p192 슐리플리의 예-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진보주의자들이 특징들도 다룬다. 결론만 밝히자면 진보주의자들도 비 이성적인 사고나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수주의자들에 비해 유의미 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진보주의의 특징이 변화에 대해 개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13장 까지의 전체적인 내용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고 밝힌 저자가 진보주의자들에게 충고를 전한다. 책 전체의 내용은 어느 한쪽에 편향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결과들을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 보수주의에 선 사람이 읽다보면 배가 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는 이 책의 내용을 반박할 증거들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보수주의는 나쁜가? 저자는 진보와 보수 모두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가지 결정된 것에 대해 밀어붙이는 리더쉽은 보수가 가진 강점이다. 그들의 위험에 대비한 감각 또한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늘 우유부단하고 겁이없이 무모한 진보는 분열이 필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주의의 거짓말에 반박하는 것은 그 효과에 한계가 있으며, 몇가지 핵심 팩트들과 최선의 팩트를 찾아야 하고, 그것들을 통합해 이야기로 만들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러티브가 있어야 생각과 마음을 동시에 바꿀수 있다고.-p375-

 


심리학과 과학에 관심이 없다면 조금 읽기 불편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론들과 심리학 실험들을 설명하고 그의 유의미한 해석을 따라가는 것은 아무리 쉬운 내용이라 하더라도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이 책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점을 뇌, 성격, 가치관, 정보처리의 차이로 알아보고, 보수진영이 의도적으로 거짓을 퍼트리는 방법, 그들의 철저한 전략과 역사적 사실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를 증명하고 소개하는 방법으로 심리학을 선택했고 그와 관련된 많은 실험들을 그 근거로 쓰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대선을 앞두고 좀더 깊이 있는 사유를 원한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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