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탐욕을 팝니다 - 달콤함에 관한 잔혹 리포트
오를라 라이언 지음, 최재훈 옮김 / 경계(도서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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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탐욕을 팝니다

 

 

이 책을 읽기전 다른 책을 통해 아프리카 카카오 농장에서의 아동노동 착취에 대해 접한 적이 있다. 그 계기로 공정무역운동을 알게 되었고 참 훌륭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일은 그냥 초콜릿을 먹지 않는 것이었고 커피도 마찬가지 였다. 이유는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초컬릿이나 커피를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과 굳이 그렇게 하면서까지 초콜릿이나 커피를 먹어야 할 만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동노동 착취와 공정무역운동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이 많다는 것과, 지구상에서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최대 생산국인 가나와 코티드부아르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그 실상은 참으로 참담하고 안타까웠다. 오늘도 우연히 TV에서 가나의 농민에 대한 다큐를 보았는데 비가오면 흙집이 무너져 당장 살 곳을 걱정해야 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갈 생각도 못한 채 하루하루 먹을 것을 얻기위해 고된 노동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하면 절대적인 가난에 허덕이며, 마실것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우리로치면 유치원에 가야할 어린아이들조차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할 만큼 식량난에 허덕이는 이미지이다. 그러나 그런 아프리카가 처음부터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식민지에서 벗어날 때는 식량을 자급자족했고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까지는 식량을 수출까지 하던 대륙이었다. 그러나 어떤 계기로 그들이 지금의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런 의문으로 저자는 이런 책을 쓰게 되었다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가나와 코티드부아르를 찾고 관계자들과 농민들을 만나 인터뷰한 것을 바탕으로 씌여졌다. 책의 전반은 아프리카가 이런 극심한 가난에 허덕이게 된 정치적, 경제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중, 후반부에서는 아동노동과 공정무역운동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직접 실상을 살펴보고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내용이라 현실감과 현장감이 뛰어나다. 실제 내전이 일어난 장소를 여행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은 아프리카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이제껏 알았던 것과는 다르게 카카오 농장은 다국적 기업에 의해 대량으로 경작되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대부분이 3헥타르 정도의 소규모 농장이 중심이며, 온 가족이 농사에 전념을 해야한다. 우리의 농업처럼 과학적이지 않아서 안정된 경작을 할 수 가 없다. 또한 가나는 곧 카카오라 할 정도로 나라의 경제 자체가 카카오를 통해 이루어 지는데 독립이후 독재자들이 나라를 장악하면서 카카오를 통해 얻은 이익을 자신들의 부와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정치권의 비리와 내전등이 농민들이 경제의 주역이면서도 늘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먼저 대량 식량 수출대륙이던 아프리카가 가난해지게 되고 오로지 카카오 생산에 나라의 경제가 달려있게된 결정적인 이유를 알아보면 그것은 세계정세와 관련이 있다.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인해 큰 이익을 거둔 석유 수출국들은 미국 금융기관에 투자를 하게 되는데 그 금융기관들은 이익을 내기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개발국에 돈을 빌려쓰라고 부추기게 된다. 각종 혜택을 받으며 돈을 빌려쓴 나라들은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의 세계 경제의 극심한 불황때문에 이자가 솟구쳐 갚아야 할 이자가 감당할 수 없게 쌓여가자 IMF와 세계은행이 해결처를 자처하고 나서게 된다. 그들은 돈을 빌려주는 대신 혹독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조건으로 내거는데 그 핵심은 정부재정 긴축, 공공부분 민영화, 대대적인 규제 철폐와 무역자유화였다. 그로써 정부보조금 삭감, 식량보유고를 헐값에 처분, 식량작물대신 카카오, 담배, 차, 화훼등 수출용 작물을 제배, 규제를 풀어 외국자본의 투자를 유치, 의료에 들어가는 돈까지 감축해가며 빚을 갚아가게 하였다. 그 이후 조금이라도 가뭄이나 흉년이 들면 대규모 기아사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아동노동착취는 어떻게 된 걸까? 그것은 내가 예전에 알던대로 단지 인신매매나 노예노동의 문제가 아닌 듯 하다. 그 문제는 카카오산업, 농촌 빈곤문제의 핵심과 직접 맞닿아 있는 문제이다. 고향마을에서 도저히 혼자힘으로 살아갈 힘도 희망도 없기 때문에 아이들과 그 가족들까지도  고향을 떠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며 인신매매꾼의 마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단체의 활동가는 출석하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이들을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기 까지 하는 이유가 된다. -p136- 결국 카카오 이외의 식량, 상품작물을 제배할 수 있도록 해주고 더 나은 농민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만 풀수 있는 아주 복잡한 문제인 것이다.

 


공정무역은 어떨까? 저자는 공정무역 운동을 빈곤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보지 않고 있으며, 그 효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인 듯하다. 필요 없진 않지만 그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는 보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카카오 산업의 구조와 농민의 상황을 복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코코아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농민이 아니라 바로 정부이다. 초콜릿가격이 상승한다 해도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미미하다. 이제까지 정부에서 정한 카카오 가격은 그 폭은 큰 차이가 없지만 꾸준히 상승해 왔기에 공정무역이 보장하는 최저가격보다 높아서 농민들이 공정무역 업체에게 카카오를 팔 큰 이유가 없다. 또한 농민들이 카카오를 누구에게 팔지 결정하는 가장 큰 원인은 누가 현금을 주는가와 생산에 필요한 자금은 신용대출 해주는가이다. 또한 농민들이 지역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추가로 벌어들이는 돈 조차 사채업자의 손에 들어가거나 지방 관리들과 나눠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농민에게 가능한 최상의 가격을 보장하기위해 설립된 기관인 가나의 카카오위원회와 코티드부아르의 카이스탑을 이야기 한다. 가나는 카카오 위원회를 유지하지만 코티드부아르는 카이스탑을 폐지하며 이를 대신할 5개의 기구를 새로 설치한 것을 비교하며 트레이더의 역할과 정부의 역할등을 설명한다. 또한 내전이 일어난 경위, 독재자의 일들, 정부와 반군의 이야기들을 설명한다. 

 

결국 모든 일들을 살펴보면 실제적인 변화는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초콜릿을 집어드는 찰나가 아니라 '투표용지에 찍는 붓 뚜껍, 공정한 개표,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 그리고 농민들은 생산자 일뿐아니라 유권자이기도 하다 -p172-' 는 농민들의 각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프리카의 상황에 연민을 가지고 돈이나 식량등으로 보탬을 주는 것은 어쩌면 일시적인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공정무역 상품을 소비하고 매달 얼마간 기부를 하는 것등의 행위는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이다. 한쪽으로는 기부를 하고 한쪽으로는 달콤함을 위해 그들을 이용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의 각성만이 그들 자신을 구원할 것이다. 각국의 이기심과 신자유주의의 경제개념, 좀더 저렴하고 달콤한 초콜릿을 찾는 소비자가 있는한 그들의 가난과 식량난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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