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를 찾아서 1 : 고조선과 대마도의 진실 환단고기를 찾아서 1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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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를 찾아서1-고조선과 대마도의 진실

 


 

 

 

 

 


현재도 위서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인 ‘환단고기’ 가 위서가 아니라는 증거를 찾으면 어떻게 될까. 과연 식민사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의 역사학계는 인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아직도 독도문제와 위안부 문제로 삐걱거리는 일본과의 관계, 우리의 역사를 중국 변방의 역사로 만들어 버리고 아직도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는 동북공정의 주체인 중국과의 관계는 제 조정 될 수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증거는 찾을 수가 있는 것일까.

 


이 소설은 그런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줄 실마리를 제시하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위에 언급한 책이 위서가 아니라는 증거가 있는 책을 발견한 유병권 역사학자가 발표를 앞두고 일본 극우파에 의해 살해되고, 그 증거를 함께 찾은 주인공인 태영광박사(내과의사)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그 일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중간중간 우리역사가 왜곡되게 된 원인과 현실의 모순과 답답함을 밝히는 것과 일제가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기위해 빼돌린 51종 20여 만권의 행방, 이렇게 3가지의 큰 줄기가 이 소설을 엮어 가고 있는 동력이다.

 


그렇다면 먼저 이 소설의 가장 큰 주제인 ‘환단고기’가 어떤 책인지에 대해 아는 것이 먼저겠다. 환단고기는 일제강점기 초기에 계연수가 편찬했다는 한국상고사를 서술한 역사책으로 《삼성기 상(上) 하(下)》,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의 각기 다른 시대에 쓰여 졌다는 5권 (4종류)의 책을 엮은 것인데, 단군 이전의 환웅이 다스리던 배달국과 그 전신인 환인이 다스리던 환국까지의 우리의 역사가 서술되어 있으며, 계연수의 제자인 이유립에 의해 1979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1911년 계연수가 필사한 환단고기 원문이 사라진 점, 계연수의 사후 70년 뒤 제자 이유립에 의해 세상에 공개된 의문점 등으로 사료로서 인정 받지 못하고 있고, 그 의문점에 반하는 증거, 즉 위서가 아니라는 증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역사서이다.

 

 

 

 

<사진출처 http://songkye.blog.me/30141053331 >

 


이 소설에서는 환단고기가 위서가 아니라는 증거를 환단고기에서 인용한 책들이 실재로 존재하고있다는 가정하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숨겨져 있는 그 책을 어렵사리 찾았으나 다시 빼앗기고, 빼앗긴 그 책은 알고 보니 일제가 침탈해간 51종 20여 만권의 역사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주인공인 태영광이 직접 일본으로가 그 책을 찾는 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소설에 담긴 큰 뜻에 비해 이 소설의 내용은 너무나 아쉬운 것 투성이다. 저자가 주장하고픈 주제를 억지로 주장하기 위한 엉성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 등장인물들의 현실감 없는 묘사, 개연성이 부족한 주인공들의 행동,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 등 굳이 일부러 찾지 않아도 눈에 쉽게 띌 만큼 수두룩하다.

 

 

오히려 소설전개부분이 아니라 중간에 삽입된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게 된 역사적 설명이 소설자체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왜곡되게 되었는지, 일본과 중국이 역사를 왜곡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가 역사를 왜 공부하여야 하고 올바른 역사관이 왜 중요한지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소설의 형태를 빌려야 했을까.

 

 

저자의 문장력은 너무나 아쉽게도 소설 한편을 지루하지 않게 독자들을 몰입할 수 있게 할 만큼의 깊이는 아니라고 감히 말 할 수밖에 없다. 읽으면서 특히 굳이 넣지 않아도 될, 정말로 쌩뚱 맞은, 정말로 3류 소설에나 나올 법한 조악한 묘사의 주인공들의 정사신이나, 후반부에 사건을 급하게 해결하려는 듯한 어이없는 일본 여성과의 만남, 결국 해결하지 못해 죽음으로 밖에 마무리 할 수 없는 결말… 너무도 아쉬운 것 투성이다.

 

 

차라리 이 책이 읽기 쉬운 역사서의 형태로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 일본이 우리를 침략하게 된 이야기나, 덛붙여 수양대군에 의해 우리 손으로 우리의 역사를 왜곡한 사실을 설명할 땐 정말로 몰입도가 좋았으니까 말이다. 역사서의 형태를 띈 교양서적의 좋은 예들은 얼마든지 많다. 이덕일, 윤내현, 성삼제 교수등이 이미 그런 훌륭한 일들을 해오고 있지 않은가. 나 또한 그분들의 책을 읽으며 학교에서 획일적으로 배운 식민사학의 역사교육의 폐해를 절실히 느끼며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관심 없는 일반인 들에게 좀더 가까이 가기 위해 소설이라는 형식을 차용한 저자의 노력에는 정말로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너무나 훌륭한 소설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왠만한 필력이 아니고서야 수준 높은 독자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많은 독자들이 ‘이 정도는 나도 쓰겠다’ 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생겼다. 특히 주인공 들의 정사씬은 정말 어이가 없을 만큼 조악했다. 그 쓸데 없는 부분을 왜 넣었는지 작가 뿐만 아니라 출판부까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훌륭한 주제를 가지고 왜 3류 소설로 만들어 버렸는지 너무나 너무나 아쉽다.

 

 

현재는 이명박 대통령 정권의 말기다. 바로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몰래 통과 시키려고 한 ‘한일 군사협정’ 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도 종군위안부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일부 단체는 학생들에게 일제 강점이 현대화를 가져왔다고 하고,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전락시켰다. 올바른 역사관이 정립되지 않은 정치인은 나라를 팔아 넘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이완용 이후로 발전된 현재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처럼 강렬한 교훈을 주는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그들 변방의 역사로 만들어 버리고 버젓이 웅녀상을 세우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는 노력은 하지 않고, 뿌리를 식민사관에 두고 있는 우리의 역사학계도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만 바쁜 이런 현실에서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 노력만으로 소설의 가치가 인정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감히 신용우 저자에게 바란다. 소설의 형식이 아닌 역사서의 형식으로 다시 책을 내 주기를 바란다. 당당하게 정면으로 부딪혀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주 많이 아쉽고 허점투성이인 소설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고 바란다. 어설픈 문장과 내용에 실망하더라도 욕을 하면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고 바란다.

 

 

그 만큼 내가 보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 때문이며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는 단순한 반응 외에, 아리랑을 중국이 빼앗아 갔다고 그냥 화내는 거 외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국가 차원에서 이 일을 해결 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역사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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