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 세팅 - 당신의 생각을 조종하는 숨은 권력
맥스웰 맥콤스 지음, 정옥희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아젠다 세팅

 

 

아젠다 세팅(Agenda Setting)

 

1. 의제설정 (議題設定)
2. 있는 그대로가 아닌 '이혜관계에 따른 의도된 이슈' 를 부각시키는 행위
3 .대중심리를 조종하는 숨은 권력

 

 

아젠다 세팅(Agenda Setting)이란 매스 미디어가 의식적으로 현재의 이슈에 대한 대중의 생각와 의견을 세팅(설정) 하는 방식으로, 우리말로는 '의제 설정' 이라 할 수있다. 즉 '언론이 생각하는 현실' 에서 '우리의 생각이 그려내는 현실' 로의 현저성 이동에 관한 이론이며, 미디어가 그리는 풍경에서 중요한 요소들이 대중의 그림에서도 중요하게 된다는 것, 미디어 아젠다가 곧 공공의 아젠다가 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면 지난 총선에서 투표 전날과 선거 당일에는 소위 말하는 보수진영 언론 매체에서는 유난히 북한의 로켓발사만 주구장창 보도하며 곧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그 위험성을 어필한 것이나, 2012 런던 올림픽을 20여일 앞둔 현재 평소보다 더 많은 스포츠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며,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대통령의 측근비리들을 연일 쏟아내며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런 현상 혹은 연예인들이나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는 견해나 입장 등 우리가 '언론플레이' 라 흔히 말하는 것 모두가  '아젠다 세팅' 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1968년 언론이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채플힐' 연구에서 시작된 '아젠다 세팅' 에 대한 주요개념, 이론의 과거와 현재 -즉 아젠다 세팅이 어떠한 흐름으로 연구되고 진행되어 왔는지- 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들이 언급되고 있으며, 미국, 영국, 스페인, 일본 등에서 벌어진 많은 연구성과들이 소개되고, 아젠다 세팅과 상당부분 겹쳐지는 '프레임 이론'  '게이트 키핑' 등과의 관계,침묵의 나선, 비열한 세계신드롬 등의 아젠다 세팅 관련 이론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책의 소개에서 풍기는 '음모' '비판' 등의 뉘앙스를 풍기는 그런 책은 아니다. 아젠다 세팅이론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개념은 무엇인지, 어떻게 연구를 하는지, 누가 아젠다를 세팅하는지, 아젠다 세팅의 효과와 결과는 어떠한지, 그떤 이슈가 관심을 더 받는지, 아젠더 세팅 주체의 역할은 어떠한지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결과들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많은 도식들과 함께담은 아주 담백한 책이라 할 수있다.
 


아젠다 세팅 이론은 일정한 양상을 그리며 발전하게 되는데 크게 5단계의 순으로 발전했다. 그 출발은 언론에 많이 노출된 '미디어 아젠다' 가 다수의 대중의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공공 아젠다' 가 되는 현저성에 있는데, 여기서는 그 아젠다의 '속성 특징'이 아닌 '노출 빈도' 의 관련에 대한 연구를 했다 (1,2장). 그러다 2차 단계에서는 아젠다 세팅효과는 증폭하거나 저해하는 제약조건에 대해서 (3, 4장),  3차 단계에서는 미디어의 영향력이 선거 후보와 공공이슈에 관한 '태도와 의견'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속성 아젠다' 를 연구하는 단계로 (6장), 4차 단계에서는 미디어 아젠다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원천에 대한 연구를 (7장), 마지막 5단계에서는 아젠다 세팅 과정의 결과, 최종 영향력의 개념을 연구하는 것 (8,9장) 에 이르게 된다.

 

 

특히 우리가 아젠다 세팅이론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로 아젠다 세팅의 '속성 아젠다'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아젠다를 선택하여 '어떤 식'으로 미디어에 노출 시키는가에 따라 특정 이미지나, 고정관념등을 주입할 수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여기에서 필연적으로 '프레이밍 이론' 과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 미디어 아젠다의 노출빈도가 높을 수록 공공 아젠다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그 아젠다를 어떻게 표현 하는 지에 따라 대중들이 가지는 이미지나, 의견,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 것이다. 

 

 

프레임(Frame) 은 사고의 틀, 생각의 출발 지점인 시각, 세상을 바라보는 창 이라고 말 할 수있는데, 사회현상이나 특정 대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에 대한 이론이라고 할 수있다. -프레임은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가 이동훈 , 김원용 지음-이 프레임 개념을 아젠다에 적용하면 뉴스의 맥락에서 선택, 강조, 배제, 부연등을 통해 뉴스의 내용이 무엇인지 암시하도록 하는 것이 된다. 아젠다 세팅 이론에서는 '무엇' 이 프레임 이론에서는 '어떻게' 에 초점이 맞추어 지는 것인데, 바로 이 부분에서 조작과 숨은 권력이 드러나는 것이고, 힘과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근본적인 원인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아젠다 세터의 역할 그리고 사명' 에서 언급한 '환경감시', '사회적 합의 달성' , '문화 전달' 이라는 언론의 역할과 종교, 교육, 영화 스포츠 등의 문화적 아젠다의 주체에 대한 역할과 영향등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현재 파업중인 언론과 유독 요즘 들어 문제가 되고있는 기독교의 배타적 행동들, 각 방송에서 시작된 오디션 열풍, 선거철이 다가오면 기승하는 색깔론, 지역감정, 친일, 친미와 관련된 역사관등 나타났다 사라지는 많은 이슈들에 대해 가지는 나의 입장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하는 의문과, 많은 정보들 속에서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사고와 의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들에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되는 이슈들은 모두 '진실' 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이해관계에 얽힌 '의도된' 이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보여지는 것 너머의 진실을 볼 수있도록 좀더 주체적으로 미디어를 대하는 것만이 그 의문들에 답을 줄 수있을 것이다. 또한 언론과 미디어가 그런 시각을 대변해 줄 수있도록 견재하는 역할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참으로 훌륭한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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