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해킹
김규봉 지음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브레인 해킹

이 소설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한편의 잘 만들어진 헐리웃 영화를 보는 기분
혹은 글로 읽는 영화 한편을 감상한 듯한 느낌의 소설 이라고 하겠다.

 

-앞으로 있을 국회의원선거와 대선에 앞서 있을 법한 음모와 우려
-국내의 최첨단 산업의 원천기술 개발과 그 것을 빼돌리려는 산업스파이
-한 없이 빨리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병을 나타내는
신경정신과와 날로 늘어나는 자살
-그것을 찾아 보도하는 언론의 역할과 활약
-사람의 뇌를 해킹하고 원하는 대로 조정한다는 기상천외한 상상력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들의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활약 등

 

 

현재 우리가 갖고있는 많은 관심과 귀가 솔깃할 요소들을 적절히 이용하여 배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들의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활약으로
작가는 한편의 멋진 범죄, 첩보 영화를 만들어 낸 듯하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느낌은 뭐랄까, 촌스러운 표지에 당황했다고 하여야 할까?
마치 엉성하게 엮어놓고 오탈자가 가득 할 것만 같은, 앞뒤 내용도 잘 맞지 않고
유치한 내용만 가득 할 것 같은 3류 음모소설일 것만 느낌 말이다.
길거리에 내 놓고 싼값에 팔거나, 오래전 버스 대합실에서 본적있던 연예인들의
가쉽이나 스캔들이 선정적인 색채와 문장으로 나열되어 말초신경을 자극하던
그런 류의 책을 보는 듯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첫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첫 인상에서 가졌던 그런 황당한 느낌은 바로 잊을 수가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구성은 치밀하고 탄탄했으며, 현실과 맞아 떨어지는 소재와 상상력,
그 상상력을 구체화시킨 과학, 첩보의 해박한 지식, 빠른 속도와 박진감있는 스토리 전개
마치 영화를 보듯 시각화시킨 생생하고 술술 읽히는 문장들이
책을 한번 손에 든 이후 단숨에 끝까지 읽게 했다.

 

 

소설은 반도체회사 연구개발이사겸 반도체설계팀의 수석 연구원인

임준기가 자살하고
그의 딸인 기자 현정이 아버지의 자살을 부정하면서 시작된다.

 

10층 높이의 집에서 투신한 아버지.
'베란다도 난간도 없는 창문에서 뛰어내려 사망했으나 그가 투신했던 창문을 닫겨있다' 는
의문점이 있음에도 집안에는 외부인이 출입한 흔적은 없고,

그가 죽기 전 산업스파이라는 의심으로
조사를 받던 차라 경찰은 쉽게 자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현정은 창문이 닫겨 있었던 점과 투신 전 살려달라는 아버지의 외침에 의문을 가지고
아버지의 자살을 강하게 부정한다.
그리고 현정은 어쩌면 자연스럽게 기자의 기질로 이 의문투성이 문제를 캐기 시작한다.

그 이후 반도체 계열회사의 연구원들의 의심스러운 자살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사건은 전개가 되고, 사망자 모두 편두통, 실사같은 꿈, 기억력의 비약적 향상과
다우리신경정신과와 오성기업이라는 연결고리가 드러난다.

 

 

그러면서 등장하는 또 한명의 주인공인 박정호
증거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진실에 다가갈 수록 더 큰 의심스러운 일들이 일어난다.
때론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등골이 서늘하게도, 뒤통수를 치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이 소설의 백미는 단연 기대를 깨버린 결말이었다.
이런 소설에선 역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던가, 반전이 숨어있다고 기대한다.

 앞서 말한 범죄, 첩보 스릴러류의 통속적인 결말을 보란듯이 걷어차버려다는 느낌이랄까.

전속력으로 미친듯이 달리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버린 듯한 아주 불친절한 결말이었다.

평소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많이 보았기에 긴가민가 하며, 남은 페이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여전히 이야기는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 나를 계속

불안하게 만들었다.

결국 한, 두장이 남았을 무렵에서야 작가의 의도를 인정했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아, 이럴수가' 하는 탄식을 뱉어내야 했다.
너무나 불친절하다. 이 불편하고 불안정한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주지도 않다니 말이다.

 

소설이나 음악 영화등 예술작품은 대부분 기승전결 혹은
도입, 전개,위기,절정,결말로 이루어 지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미 그 틀을 깨는 많은 작품을 보아왔다.
어쩜 이 소설이 그런 구조로 이루어졌다면 오히려 식상한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작가는 보기좋게 그 틀을 깼고 그것이 오히려 더 신선함을 주었던 것 같다.

 

그것을 우리는 '반전' 이라고 하고 말이다.

 

볼거리 가득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음모나, 첩보, 추리 등의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해본다.
난해한 표지 디자인에 현혹되지 말고 말이다.

곧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 한미, 한중 FTA, 하루가 달리 급속하게 발전하는 산업,
살아남기 위한 과도한 경쟁, 그 속에 도사리른 거대한 음모,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 소름끼치는
거대한 상상력의 세상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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