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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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

 


 

어쩌다 술자리에서나 모임에 나갔다가 나와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떻게 같은 나라와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지 새삼 놀랄 때가 많다. 나는 음악 하는 사람이고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사람의 감정과 감성 혹은 사람 개개인이 어떤 면면을 가졌는지가 궁금하고 그런 사람이 만들어가는 관계들에 초점을 맞출 때가 많다. 당연히 현실정인 정보나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를 때가 많고.

 

나도 어느 한 직업군의 사람으로 이런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보고 있듯이 이 에세이를 쓴 ‘권재술’ 작가도 과학자, 물리학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런 시각을 자졌기에 서로의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SF소설과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어떤 작품들은 너무나 심오하여 이해가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우리 인류의 기원을 상상한 ‘프로메테우스’나 우주와 시간의 개념이 등장한 ‘인터스텔라’ 등을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다. 실은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런 영화들을 재미있게 본 덕이 크다. 그 속에 등장한 우주, 시간 등의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영화에서 등장인물이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작아져서-원자처럼-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현재와 다른 곳에서 살다가 다시 만난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의 인류와 머나먼 우주로 갈 것 없이 현실 세계에서 작은 것들의 세상이 어쩜 닮아있지 않을 까 상상을 하기도 했다.

 

에세이에는 다양한 이론들과 과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튼 등도 등장하고 그들의 이론도 등장한다. 그러나 이를 접근하는 방식은 과학적이라기 보단 문학적이다. 1,2,3,4 차원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너와 나의 관계로 이어지고 동시성과 상대성이야기를 하다보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나는 특히 ‘역사는 선택된 미래’이며 ‘수많은 내일 중 하나가 선택되어 오늘이 되고 과거가 된다’ (p210)의 구절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내일이 궁금하고 나의 미래가 궁금하다. 나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바로 오늘의 선택을 보면 되겠지. 내일과 미래를 정해져 있지 않으며 오로지 내 ‘선택’에 의해서만 존재한다면 나는 한 순간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순간 생각이 잠기기도 했다.

 

아마 작가 또한 많은 사색의 끝에 이 글들을 적게 되었으리라. 이 책은 그저 한 순간에 후루룩 읽고 마는 책이 아니고 언제든 어느 한 곳을 쓱 펼쳐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러면 작가는 독자를 우주로도 미시세계로도 혹은 온통 물음표뿐인 세상으로도 데려다 줄 터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다른 시각을 갖도록 해준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가진 틀로 세상을 보게 되어있지만 과학은 이 시각을 다양한 틀로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을 읽다 한번 씩 고개를 들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 듯 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되어 고민인 것들도 조금 덜 무겁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자주 꺼내 읽게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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