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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2 - 완결
배진수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금요일 禁曜日 2》
[공포: 무섭고 두려움]공포를 느끼는 요인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귀신, 악령, 초자연적인 현상 등 누구라도 즉각적으로 공포를 느끼는 요인도 있을 것이고 성격, 성향 트라우마 등에 의해 각자가 다르게 느끼는 공포도 있을 것이다. 나는 생각해 보면 귀신이나 악령등도 무섭지만 다가오지 않은 미래, 내가 인지 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 혹은 SF영화에서 접할 수 있는 패러독스 등에도 두려움을 느낀다.
이 책은 크게 보면 이런 공포를 느끼는 요인들을 집대성한 책이다. 나는 별로 의미를 두지 않지만 죽음을 앞에 둔 외로움에 대한 공포, 비뚤어진 모성, 선택의 순간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성 그 극단적인 선택의 끔찍함 등이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래 전 인 것 같다. 아무래도 sns였던 것 같은데 ‘이해하면 소름 돋는 이야기’ 대략 이런 제목으로 한 웹툰이 공유된 적이 있다. 무심코 읽으면 가정형편이 조금 어려운 한 부모 가정의 일상이 안쓰럽게 그려진 그림일기로 보였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아빠가 아이들을 엽기적인 방법으로 학대하고 심지어 살해까지 한 이야기로 보였다.
아래에는 내용을 해석하는 댓글들로 넘쳐났고 나는 웹툰 내용에 한번, 이를 해석하는 사람들에게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런 부모가 진짜 있을 수 있으며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방식대로 구조요청을 하고 있지만 이를 알아듣는 어른이,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많이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공포를 느꼈다. 나를 극심한 충격에 빠지게 한 웹툰도 이 책에 ‘메시지’라는 이름으로 실려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바로 이 책의 작가 ‘배진수’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나는 다른 작품들도 빠져들 듯이 읽게 되었는데 실은 위 작품처럼 해석이 필요한 작품들이 많았다. 그래서 연제되었다는 네이버 웹툰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나는 또 한 번 사람들의 댓글들이 필요했다. 하나의 작품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을 볼 수 있는 그런 열린 공간이 필요했다. 작가의 작품은 실은 조금 어렵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인간의 어두운 면,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그리 친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림체도 거칠기는 마찬가지고 디테일에 신경 쓰는 스타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그의 작품이 불만인가 하면, 그게 아니다. 그의 작품들은 너무나 의시심장하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한 컷 한 컷 의미 없는 컷이 없고 그 투박한 컷들의 친절하지 않은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진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보인다. 자꾸만 고민되게 만들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해보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이미 굳어버린 나의 상상력을 깨닫게 한다. 나는 그랬다. 심지어 작가는 나도 동갑인데도!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이 책을 다른 이,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엉뚱하고 엽기적이고(?) 조금은 뒤틀린 이야기도 그 대로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몇몇 지인에게 이 책을 소개시켜 주고 읽게 만드는 것이리라. 웹에서 할 수 없으니 주위의 사람들에게 그 역할을 맡기는 수밖에 없으니.
어떤 분들이 이 책을 좋아할까 생각해 보았다. 조금은 엽기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했던 작품을 썼던 ‘이토준지’ 혹은 ‘이와아키 히토시’ 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SF를 좋아하는 독자, 그리고 공포물이나 독특한 기담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읽으면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불편한 현실을 포장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예매 http://www.ticketlink.co.kr/product/24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