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폴라 데일리 지음, 최필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퍼펙트 마더》



 

우리 집에 와서 딸과 숙제를 하기로 했던 친구 ‘케이트’의 딸 ‘루신다’가 우리 집에 오지 않았다. 하루 종일 동물 보호소에서 일하고 세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자신의 딸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 친구의 전화도 대충 받고 말았다. 나는 졸지에 친구의 딸을 잃어버린 나쁜 엄마가 되어버렸다!

 

하필이면 ‘루신다’가 사라지기 몇 주 전에 같은 지역에서 열세 살 소녀 실종사건이 있던 뒤라 마을은 순식간에 두려움에 휩싸인다. 주인공 ‘리사’는 자신 때문에 친구의 딸이 위험에 쳐했다는 사실로 극심한 자책감에 시달린다. 동네 사람들은 추운 날에도 불구하고 조를 짜서 계곡과 동네를 수색하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 전에 사라졌던 소녀는 납치당한 뒤 마취로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여러 번 성폭행을 당한 뒤 다시 버려진 것이었지만 루신다는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모두 살아만 있기를 바라지만 마을 사람들도 주인공 가족들도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또 한 번 같은 또래의 소녀가 실종된다. 처음 사라졌던 소녀는 돌아왔지만 루신다는 돌아오지 않았다. 루신다는 결국 살해당한 걸까?

 

소설은 다양한 시각에서 루신다의 실종을 다룬다. 가출도 염두에 두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어 제외. 사건을 맡은 형사 ‘조앤’은 이상하게도 루신다 아빠의 행적을 의심한다. 결혼한 여자가 살해되면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그 남편이듯 자녀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 아빠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았다고 하면서. 그리고 소설은 루신다의 친구이자 주인공의 딸인 ‘샐리’에게서 이를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언을 확보하며 점점 속력을 낸다. 그리고 조앤은 루신다의 아빠의 이상한 행동에 뒤를 밟기 시작한다.

 

《퍼펙트 마더》는 주인공 가족과 케이트의 가족, 그리고 케이트의 언니 ‘알렉사’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한다. 주인공 부부는 세 아이를 키우고 대출금과 월세를 내기도 빠듯하게 맞벌이를 하며 살아가지만 케이트와 알렉사는 누가 봐도 그들과는 다른 삶을 산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 부부와 가족의 이야기는 가족 이외에는 모르는 법.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자녀들을 돌보는 케이트의 모성애 이면에 다른 면이 있지 않을지, 그들의 완벽한 부부의 모습이 과연 진정한 모습일지, 남편들의 성적 취향이 소녀들의 실종과 관련이 있지 않을지 소설은 이러저런 의문을 던지고 하나하나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부모는 절대 모르는 사춘기 소녀들의 비밀들까지.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이런 완벽한 미끼들은 소설을 결말로 힘차게 이끌어 간다. 삐걱거리는 그들 가족의 이면, 완벽해 보이지만 결점 투성이인 부부,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의 비밀, 부족하지만 상대방의 실수도 감싸주는 가족, 그리고 이런 가족과 어린 소녀를 노리는 변태 성욕 범죄자들. 소설 속에는 정말 갖가지 인간들과 그 인간들이 엮어내는 관계가 등장한다. 그러나 백미는 역시 이 많은 떡밥 사이에서 독자를 가지고 노는 저자의 노련함이다. 정말 결말을 보았을 때 느꼈던 놀라움이란! 독자 분들도 이 놀라움을 직접 느껴보시기를! 정말 멋진 추리소설이자 장르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