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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시간 - 메소아메리카의 고대 문명
정혜주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5월
평점 :
《신들의 시간》
하늘과 별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미래를 점치곤 했던 고대의 시간은 늘 나를 들뜨게 한다. 오늘을 살면서도 늘 미래를 걱정하는 현대의 시간과 달리 과거는 잊히고 미래를 걱정하거나 꿈꾸지 못해서 어쩌면 늘 현재를 살았을지 모를 고대의 시간은 어떻게 다른 걸까. 메소아메리카의 고대문명을 담은《신들의 시간》은 이런 궁금증에 대답을 담은 책이다.
마야 문명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떼오띠우아깐, 아스떼까 문명은 처음 들어보았다, 실은 마야 문명도 그들의 시간개념이나 멸망의 이유, 예언 등에 관한 단편적이거나 다소 신비스러운 부분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어서 우리의 고대사와는 다른 세계, 분위기, 언어 등의 고대사를 다룬 책은 무척이나 반갑다.
메소아메리카는 현재의 멕시코, 과테말라, 벨리즈,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일대를 말하며, 라틴 아메리카라 불리는 중남미 지역 중 일부에 해당하는 곳이라 한다. 저자는 3,50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문명의 영향이 여전히 현재의 라틴아메리카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므로 라틴아메리카를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있었던 고대 문명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나는 서두에서 밝혔듯이 ‘마야문명’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다른 고대사 관련 서적과 조금 다른 모습을 띄고 있어 독특했다. 일단 이 지역과 문명은 사람들이 도달하기 어려운 지대에 있어 잘 소개되지 못했고 다른 문명들처럼 왕권이 바뀌거나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문헌이나 유적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에 고고학적인 유물과 유적 발굴에 따라 이를 해석하고 대조, 비교를 통해 과거의 사건과 시간을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역사서적들과는 달리 시대 혹은 왕조별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기를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듯 그 순간순간들을 재창조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때로는 이야기 책 같기도 하고 소설의 한 부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형식으로 메소아메리카의 세 문명 마야, 떼오띠우아깐, 아스떼까 문명을 소개하고 있다. 각 문명마다 특징적인 부분을 서사적 형태로 표현하고 있는 흥미로운 설정과 다양하고 신비로운 유물과 유적의 사진을 첨부하여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역사과 고대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 신화를 비롯하여 신비롭고 독특한 세계관을 마주하고픈 독자, 그리고 그 곳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아주 독특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와 언어 때문에 조금 어렵긴 하지만 오히려 우리 문명 혹은 문화와 비교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