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을 뒤지다가, 알라딘의 적립금 어쩌고 하는 메일을 보았다.
이게 대체 뭔 소리람? 하고 찬찬히 읽어보니, 지난 주에 갑자기 심심해서 주절주절 올린 리뷰들 중에 머시냐...좌간..뭔가가 적립금을 덜컥, 55000원이나 불려줬다.
우홧, 로또 당첨된 기분이다. 아무 생각없이 책만 사대다가 쌓인 적립금을 지난 번 구입 때 다 써버렸는데, 다시 주머니가 빵빵해진 뿌듯함이 나를 즐겁게 한다.
요러한 즐거움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나의 서재'를 자주 들를걸, 하는 생각을 했다. 흠냐...사실 컴 앞에서는 뭘 하든 시간이 쉽게 가버려서 나중에 아쉬움만 가득 남게 되기에 가능하면 컴 앞의 시간을 줄여야겠다싶었는데...^^
아...감기가 여전하다. 두통땜에 오전은 죽치고 쉬었다. 하여, 복날이라는데 우리 집 식탁은 썰렁했다.
주말에 삼계탕이나 끓여서 동생네 불러 같이 먹을까보다. 으구...감기나 나아야 할텐데, 콧물이 줄줄이다.
오늘은! 아들놈이랑 영어책 잡고 씨름하다가 기어코 '팼다!'.
우얄꼬. 무지막지한 에미가 되버리고 말았다.
"너, 더 이상 못봐줘. 더 이상 신경질 부리고 짜증내는 거, 나도 더 이상 못 봐줘. 이만큼 봐줬으면 됐지. 너 그럴 때 마다 엄마 속에서 천번만번 들끓는 거 다 참아냈어! 더 이상은 못해..."
어쩌구 하며 떠들었는데. 괜히 아이한테 폭력을 행사하면서 엉뚱한 합리화(?)를 들이대는 것도 같았지만,그렇게 내뱉으면서 한편으론 정말로 더 이상 봐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동안 너무 이해해주려고만 했던 것같다. 사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춘기때는 다 그래. 다 한 때야. 지나가면 괜찮겠지, 하면서...'나'-에미-를 누르고 제 녀석 입장에서 상황을 보아주려 했는데, 꼭 그래야 하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 아이의 툴툴거리는 말투나 행동이 자칫 습관이 되어버리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생겼다.
공부...공부라...
녀석의 성적꼬리표를 보고 하도 한심해서, 오늘 혼자서 파지함에서 다시 지난 시험지를 꺼내들었다. 대체 어떤 것들을 틀려서 그렇게 성적이 엉망이었을까? 학원 따위 다 그만뒀지만 그래도 엄마랑 공부한다고 다만 몇 시간이라도 끙끙대고 있었는데, 하는 마음으로.
시험지를 뒤적여보니, 한심하게도...녀석이 시험범위조차 별반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껏, 기말시험대비 학습지 위주로 문제를 풀어주었는데, 정작 학교의 실제 범위와는 차이가 있어서, 미처 짚어주지 않았던 범위 내의 문제들을 죄다 틀린 것이다. 당연한 일이 아닌가. 몽땅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는 내용들이 아닌 다음에야 닥쳐서 공부하지도 않고, 지나간 범위의 내용을 어떻게 풀어낸단 말이람?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학교를 다니는 것일까 싶었다. 좌우간 문제는 녀석이 학교에서 수업이든, 선생님의 다른 말씀이든간에 도무지 집중을 안한다는 것이다. 죄다 흘려버리고 오로지 어떤 장난과 어떤 놀이를 할까에만 정신이 가득 쏟아져 있는 모양이다.
난감한 기분으로 제 녀석 기다렸던 엄마와 겨우 이틀 째, 공부 좀 해보자고 부여잡고 앉아 있었더니만, 여느 날과 다름없이 녀석은 공부하자는 말에 오늘도 잔뜩 찌푸린 얼굴로 책상 앞에 앉아있다가, 한껏 그 표정을 모르는 척 하며 "이건 이렇지?" 하며 쫑알거리는 엄마에게 반항하듯, 문장들을 한번 읽어보라는 말에 거부감을 가득 담고 툭툭 버릇없이 아무렇게나 읽어대다가 엄마의 무차별한 폭력의 포화를 맞고 말았다.
무자비한 폭력....ㅜ.ㅜ
무엇으로 핑계를 댈까...엄마란 작자는 반성하기는 커녕, 너무나 녀석을 자유롭게 방치하고 있었다는 자책과, 경고로 치부하고 있으니....이 노릇을 어쩐담?
사랑하는 아들. 노는 것도 좋지만, 터무니없이 흘러가버리는 아까운 시간들을 어쩐단 말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