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그치고 무더위가 시작이라는데! 감기에 걸렸다. 콧물이 줄줄 난다.
아들 녀석이랑 너무 뽀뽀를 찐하게 한 걸까? 녀석이 내내 기침을 하고 다니더니, 옮았나보다. 아침에 목이 묵지근하다싶더니 기어코 밤이 되어서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콧물이 난다.
휴...억지로 아들놈 붙잡고 영어, 수학을 좀 했다. '좀' 했다.
건성건성으로, 언젠간 되려니 하고만 살았는데 중1 중간고사, 기말고사 성적을 보면서 문득문득 가슴이 답답해진다.
역시, 공부도 습관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그저 어려선 애들 놀리는 게 좋다고만 떠들며 잘난 체 하고 살았는데, 아이가 노는 게 습관이 되버렸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축구! 자전거 타기! 컴 게임!
아아..그렇다고 녀석이 축구 선수가 될 자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쩌랴.
여름방학을 계기로 삼아 공부를 좀 시켜보기로 했는데.
한계를 느낀다. 미리서부터...
'학습동기'라는 걸 부여할 수가 없다. 아무리 옆에서 떠들어봐야 피상적으로만 가 닿을 뿐, 녀석이 실감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 듯 하다.
열 네 살 사춘기 답게 온몸으로 거부감을 표하며 겨우 몇 십 분 앉아 있다. 그 찌푸린 오만상을 보며, 그 보다 몇 천 배는 이미 쭈끄려뜨려져 있는 내 속을 다스리며 겨우 하루를 지냈다.
대한민국 에미 노릇 힘들다.
"사실 이런 말 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큐 검사에서 잘 나왔거든요. 0.3%에 들면 좋은 거잖아요...."
어느 날, 워낙 장난을 거푸 저지르다가 기어코 엄마까지 불려가게 한 녀석 덕분에 선생님 앞에서 그런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어쩌랴. 학급 등수가 전체 등수라 해도, 썩 만족치 못할 정도이니...누구를 탓하랴.
머리가 지끈거린다. 순전히 감기 때문이리라! 다른 모든 건....순탄하게 느긋하게 그렇게....되어지리니...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