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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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가 워낙 유명하지만 나는 정작 그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다. 영화로만 몇 편을 접했을 뿐. 너무 유명한 작가의 글을 의식적으로 꺼려하게 된다거나 추리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장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워낙 추천하는 사람이 많고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고 첫 장을 넘겨 보았다. 그리고는 마지막 장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때로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 만으로도 위로를 받는다. 사실 고민 상담을 하는 것은 나미야 잡화점의 영감님이 말씀 하시듯 이미 마음속의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인 지도 모른다. 그저 불안한 내 선택의 길을 가기 위한 응원을 얻고 싶어서 상담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늘상 연결되어 있지만 고립된 섬처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나미야 잡화점이 무엇보다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때 `나는 지금 너무 힘들고 지쳐 있어요` 하고 쓰고는 우편함에 넣는 것 만으로도 힘을 낼 수가 있을 것이다.

책의 말미에 역자의 말 중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어렸을때 정말 책읽기를 싫어했다고 한다. 만화책 조차도 안 읽는 아이였다고. 그래서 그가 책을 쓸 때는 누구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정말 훌륭한 스토리텔러다.
그리고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우리 아들에 대한 노심초사도 이젠 접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이 책을 슬쩍 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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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영화 이야기 딴지영진공 - 촌철살인한 영화.시사 코드와 전문 OST 분석
차양현 외 지음, 서용남 그림 / 성안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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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이야기나 책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팟캐스트도 즐겨 듣는데 딴지영진공은 인기에 비해 듣기가 어려웠다. 우선 시끄러운(?) 진행이 껄그러워서 도무지 끝까지 들을수가 없었다. 이번에 책으로 나왔다니 시끄럽지 않게 그들의 영화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겠다 싶어 읽어보았다. 내 취향에 따라 공감백배 하며 읽었던 이야기도 있고 내가 잘 모르거나 즐겨보지 않는 영화 이야기는 건너뛰기도 했다. 인문학적으로 깊이 있게 고찰했다기 보다는 가벼우면서도 까칠하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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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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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소설인 듯 하다. 실제로 두 아이를 키우며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학교 폭력이라는 것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책에서처럼 왕따 문제 또한 한가지 시선으로만 보기엔 애매모호한 측면들이 분명히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 책에서 보여지는 많은 인물들처럼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본질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객관적인 독자의 시각이라면 굉장히 답답하게 보이지만 실제 사건의 당사자라면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느껴지는 점에서 본질을 잘 보고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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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 인문학자 8인의 절망을 이기는 인문학 명강의
강신주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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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들은 우리 자신의 위치를 찾아보려 그나마 애를 써보게 되었다. 극단적 위기 상황이 오면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자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들을 객관적으로 보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지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성찰을 도와줄 인문학자 8명의 강의 모음집이다. 이미 다른 저서에서 했던 이야기들이 중복되기도 하고 짧은 강의다 보니 충분히 만족할 만큼 이야기가 지속되지 않는 점도 있다. 그렇지만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주제로 절망에 대응하는 법을 살펴 본다.

사회가 절망을 권하거든, 성난 얼굴로 돌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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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1.29일자) 집필노동자 이라영씨의 기고를 보았다.

˝표현도 일종의 자원이다. 목소리의 분배를 고민하지 않고 목소리의 자유를 외친다? 누구의 목소리? 이번 테러는 펜과 총의 격돌이 아니었다. 펜 뒤에는 더 많은 총이 지켜주고 있다. 이 총들의 지지를 받아 펜은 우아하게 문명이 되어 있을 뿐이다. 펜의 자유는 총이 가진 힘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된다. `말`의 자유를 수호하고 싶다면 그 말 뒤에 있는 힘의 불균형을 모른 척 하면 안된다.˝

샤를이 에브도의 테러 사건을 얘기한 글이다. 테러 자체는 말할 것도 없이 나쁘지만 표현의 자유와 테러의 원인을 단순 비교하여 선악을 판단하기는 힘들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면서도 나는 왜 미군들이 남의 나라에 탱크를 앞세워서 들어가 초토화 하고 있는지, 그러면서 정의를 외치고, 아군이 죽기라도 하면 죽기살기로 복수를 다짐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떤 것이 표현의 자유이고 어떤 것이 테러인지를 정하는 기준도 이 기사에서처럼 `총들의 지지를 받아 우아하게 문명이 된` 사회가 정하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자서전이 출판 되었다. 물론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니 자기 입장을 분명히 밝힐 수는 있다. 그러나 800쪽에 달하는 비싼 책을 사서 보라고 하지 말고 당당히 청문회에 나와서 할 말을 하셨음 좋겠다. 그리고 힘의 논리에 의한 표현의 자유가 아닌 진정성 있고 건강한 의견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는데 한 몫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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