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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교과서 - 30대에 배우지 않으면 후회하는 세 가지 성공 법칙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지금처럼 일하면 10년 후 행복할까?"
서른과 마흔 사이, 인생의 규칙이 바뀐다.
오구라 히로시는 <<서른과 마흔 사이>>에서 30대를 '가져야 하는 것보다 지키고 가꾸며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은 나이이자, 하나를 가지려면 하나를 버리거나 놓아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배우는 나이.'라고 했다.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면서 시간의 그 빠른 흐름 속에서 조급함이 생기는 순간도 더러 있었는데, 어느덧 만으로 계산해도 서른이 넘어가니 삶에의 자세도 차츰 달라지는 것 같고, 그가 말하는 30대의 의미를 몸소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30대가 되니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싫어하는 일이어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고, 마찬가지로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고, 갖고 싶지 않아도 가져야 하는 것들을 받아들이게 되니 말이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성장 사회'에서 '성숙 사회'로 전환되었다. 성숙 사회란 '다양하고 변화가 심한 세상'이란다. 그리하여 이 책의 요지는 세상이 바뀌고, 세상을 움직이는 규칙도 바뀌었으니 싸우는 방식을 바꾸라는 말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그 변화의 흐름과 폭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말이다. 저자는 그에 따른 노력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 번째 법칙 _ 정답주의를 버리고 수정주의를 배워라.
두 번째 법칙 _ 명함 없이 자신을 설명하는 방법을 찾아라.
세 번째 법칙 _ 잠자리 눈 사고력을 익혀라.
저자 역시도 30살 때까지 '바쁘다 바빠 증후군'을 앓던 전형적인 '일벌레'였는데 어느 날 '메니에르증후군(내이의 출혈에 의한 현기증과 함께 이명, 난청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희귀병)'이라는 병에 걸리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다. 그리고 사회 경력 30년이 다 된 그는 이제 자신은 명함 없이 일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3,40대에게 회사라는 조직이나 이름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독자적인 실력을 갖추라고 충고한다. 사실, 종신 고용이라는 말 자체가 과거의 유물처럼 되어버린 지금 조직에 매몰된 채 살아가지 말라는 그의 주장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저자는 끊임없이 책 속에서 '자신이 평소에 얼마나 조직이라는 우산 밑에 숨어 있었는가(p. 68).'라며 조직에 갇히지 말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맨 얼굴"을 찾아내라거나 명함 없이 자신을 설명하라는 것도 표현을 달리 한 것 뿐이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기계발서인 이 책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진정한 자신'에 대한 부정이다. '그런데 '진정한 자신'이란 무엇인가. 따로 어딘가에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과는 다른 진정한 자신이 숨겨져 있다는 말인가. 감히 단언하건대 진정한 자신이라는 건 일종의 환상이다. (p. 84)' 저자는 '자아 찾기'라거나 '진정한 자신'이라는 게 결국 정답주의의 산물이라고 강하게 밀어붙인다. 뿐만 아니다. '본연의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은 '연기하는 자신'만 있을 뿐이다. '진정한 자신'이라고도 바꿔 말할 수도 있는데, 이것을 찾으려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본연의 자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이라는 존재는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p. 149)'라며 다소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진정한 자신'에 대한 강한 부정은 그의 의견에 쉽게 동조를 구하기 어렵게 하지만, 결국 그의 요지는 어려움과 좌절 앞에서도 다양한 연기를 통해 유연하게 살아가라는 말로 풀이된다. '진정성'을 버리고 '연기'하라는 그의 주장은 여타의 자기계발서에서는 볼 수 없던 다소 충격적이고 과감한 어휘 선택이다. 설사 그의 표현이 맞다 쳐도, 뭐랄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성역을 건드린 것만 같은 괜한 불편함이 전해져 온다고나 할까?
이제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정답'이 없는 시대다. (p. 80) 우리는 안타깝게도 억척스럽게 아끼고 살더라도 부자는커녕 가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장징푸의 <<20배 경제학>>에서도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도, 무조건 부지런히 일하는 것도, 무조건 절약하는 것도 더 이상 해결법이 아니'기 때문에 월급과 같은 고정적 수입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입 체계를 가지라 충고하지 않았던가?
결국 이 책의 저자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주장을 정리하면, 잠자리눈 사고로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사고를 벗어나 정답주의가 아닌 수정주의를 배워 특정 조직 내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능력이나 존재를 지양하고 어느 회사, 어느 직책이라는 꼬리표 없이도 살아남는 말하자면 '명함'없이도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존재가 되라는 것이다. 이를 한 마디로 말하면, 조직과 손잡고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일하는 개인이라는 뜻의 '셀프 임플로이 self-employee'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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