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녕 : 상춘곡 Song of Everlasting Spring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83
윤대녕 지음, 테레사 김 옮김, 전승희 외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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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니 이 단편을 꺼내 읽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책을 찾다가 못찾아 영역본과 함께 있는 이 책을 샀다. <Songs of everlasting spring> 이라니... 멋진걸? 생각하며 며칠을 품고 다니다 어제 읽었다.

서간체로 쓰인 이 글은 아름답다.
36세에 7년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에게 쓰는 연서이다. 며칠후 벚꽃이 필 선운사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편지글로 펼쳐낸다. 기억은 아스라하고 봄꽃은 곳곳에 스며있다. 이 봄에 읽어 더 와닿는 것이리라~

그런데 한편 피식 웃음이 나오는 지점은 소설 속 화자가 풀어내는 내용이 서른여섯 나이에 비해 너무 노회하게 (한 척) 느껴진다는 점이다. 스스로가 너무 나이든 사람으로 느끼고 있는 것 아닐까? 좋게 말하면 성숙이고 나쁘게 말하면 중늙은이인 듯 했다.
이런 느낌은 내 나이와도 관련이 있겠지 싶다. 서른 여섯.. 젊어서 무엇이든 자신있을 나이 아닌가 ㅋ 이것은 단지 보편적인 선입견이 아니라, 그 나이 지나온 사람이라 알게 된 것이라 말하고 싶다.

또한 오른편 페이지에 있는 영문을 공부삼아 조금 읽어보았다. 내용은 완벽한데 도무지 느낌이 살지 않는다. 모국어의 서간체나 시는 영역을 해서 타국인이 읽게 할 수는 있지만, 진정한 느낌을 살릴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이는 반대의 경우인 번역본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그래서 번역자가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적절한 문체를 선택하고 윤문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지나치지 말아야겠지만^^

이제 우리는 가까이에선 서로 진실을 말할 나이가 지났는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우린 진실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깨달은 지 이미 오랩니다. 그것은 한편 목숨의 다른 이름일 겁니다.......... (중략).....이제 우리는 그것을 멀리서 얘기하되 가까이서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입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야 서로의 생에 대해 다만 구경꾼으로 남은들 무슨 원한이 있겠습니까. 마음 흐린 날 서로의 마당가를 기웃거리며 겨우 침향내를 맡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된 것이지요... - 136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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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 2016-04-10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진 못했으나 한번쯤 읽고 싶네요.

보물선 2016-04-10 15:47   좋아요 0 | URL
아주 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