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어떤 시간은 이런 시간이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것이 돌아오는 시간. 그 시간을 새로 발견하고는 그 시간으로 들어가보는 것. - 32 p.오늘 일을 나가지 않으면 내일을 이어갈 아무 양식을 살 수 없는데도 이기적인 고독만으로 자유롭고 싶다는 아주 깊은 이 무책임의 욕망. 모든 고독의 어릿한 어깨를 문지르며 어느 작은 방에서 더이상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없을 때까지 망가지고 싶다는 욕망. 몇 시간 뒤면 다시 책임감으로 손발을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러한 나,라는 정상적이고도 무력한 자아. - 79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