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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증명서와 추천서를 받기위해
학교에 갔다.
전에 일했던 회사에선 쓸데 없는
그런 걸 요구하지 않았다.
대안회사를 추구하는 곳이었던 터라
직원 모두가 참석한 술자리에서
나만 보여주면 그만이었다.
그땐 몰랐지만
그게 일종의 면접이었던 거였다.
이제 와 생각하니 그들이 흘깃 흘깃
날 훔쳐 보았던 것 같다.
지금 날 가장 아낀다고 말하는
팀장이 처음 한 말은 "우와 디게 착하게 생겼다." 였다. 정말 듣기 싫은 말을
첫 대면에서 들어버려 첫인상이 안좋았었는데.
부장이라는 사람도 그랬다.
난 이상하리만치 누군가를 보면 직관적으로 어떤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그런 판단이 거의 대부분 어긋난 일이 없었으니 때로는 내 판단이 실수이기를 바라기도 한다.
결국 그들은 아마도 그럴 거야라고 생각했던 그대로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과사무실 묵은 편지함에서 내 앞으로 보내진 1년치 우편물이 꽤 쌓여 있었다.
그 곳에 나는 실존하지는 않지만 그 것들은 착하게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지나온 곳에 흔적은 그렇게도 남는구나,
내가 지나온 그에게도 내가 남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