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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ㅣ 베틀북 그림책 13
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베틀북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오랫만에 아이에게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 주었다.
아이가 잠든 후 한참을 이 책을 안고 있었다.
편안한 색채와 잔잔한 톤의 목소리로
오필리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아이에게는 자장가였고
내게는 비오는 겨울밤을 함께 보내주는 진중한 친구였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는 것은
연륜과 지혜가 쌓이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신체적, 경제적으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로 인한
서러움과 외로움의 과정이기도 한 것 같다.
오필리아 할머니가 받아들이는 그림자들은
무서운 어둠, 외로움, 밤앓이, 힘없음, 덧없음이라는 이름들을 가졌고 할머니는 자글자글한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이러한 그림자들을 다 받아들인다.
물론 할머니는 이러한 골치덩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가에 대한 지혜와 연륜을 지녔다.
담담히 죽음이라는 이름의 그림자까지 받아들인 후
그림자들이 빛으로 변하는 반전......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슬 손 잡고 하늘로 돌아가는 날
나도 이렇게 담담히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