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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1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소임 옮김 / 민음사 / 2007년 11월
평점 :
제목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한 이 희곡은 영화버전도 역시 유명하다.
3막으로 된 희곡으로 1947년 에셀 배리모어 극장에서 초연을 가졌다. 미국 남부의 몰락한 지주의 딸 블랑시는 연애결혼에 실패한 여자이다. 창부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그라져 가는 과거의 교양과 전통에 얽매어서 욕정을 억누르며 귀부인답게 행동하려고 애쓰며 현실 도피의 꿈속에서 외롭게 살아간다. 뉴올리언스에 사는 동생 스탤러를 찾아갔을 때, 야성적이며 현실적인 동생의 남편에게 진실을 폭로당하고 겁탈을 당하자 감추어졌던 욕정에 몸을 내맡기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블랑시는 미쳐서 정신병원에 보내어진다.
이 극은 여자의 성의 좌절과 분열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명은 뉴올리언스에 실제로 있었던 ‘욕망의 거리’라는 전차 노선에서 딴 것으로, 블랑시는 이 전차를 탄 다음 ‘묘지’선으로 갈아타고, ‘천국’에서 하차하여 동생 집에 당도한다는 설정을 통하여 인간의 운명을 상징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51년 영화화되었다. 영화는 1951년 작품이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퓰리처상(1947) 수상 희곡을 각색한 영화로, 엘리아 카잔(Elia Kazan)이 감독을 맡았다. 신경증 증세가 있는 민감한 성격의 미국 남부 여인 블랑시 뒤부아(비비언 리)가 뉴올리언스의 빈민가에 살고 있는 여동생(킴 헌터)을 찾아가 제부인 속물 스탠리 코월스키(말론 브랜도)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스탠리의 친구인 미치(칼 맬든)는 블랑시에게 관심을 갖지만 스탠리는 블랑시의 과거를 폭로하고 겁탈한다. 겁탈당한 블랑시는 제정신을 찾지 못하고 졍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영화에서는 브랜도의 야수적인 연기와 리의 히스테리컬한 연기가 끈끈한 재즈선율과 어울려 사실감을 더해 준다. 아카데미상 작품상, 주연남우상(브랜도), 감독상(엘리아 카잔), 각본상, 흑백촬영상 등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주연여우상(리)과 조연남우상(맬든)·조연여우상(헌터)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윌리엄스의 희곡은 극적 요소가 강하여 연극이나 영화뿐 아니라 오페라로도 각색되어 공연되는 것이 많다. “나는 언제나 모르는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살아왔어요.” 테네시 윌리엄스의 원작희곡에서는 블랜치 뒤부아의 절망적이고 시적인 비극이 중심이지만, 영화에서는 불안하게 시들어 가는 미녀 비비안 리의 상대역으로 나온 말론 브랜도의 투박하고 끈적끈적한 동물적 흡인력이 스크린을 장악한다. 4년 전에도 제시카 탠디의 상대역으로 브로드웨이 연극관객을 전율하게 했던(연극 역시 엘리아 카잔이 연출했다) 브랜도의 연기는, 깊은 생각에 빠진 듯하면서도 본능에 따르는 행동과 육감적인 매력 그리고 울부짖듯 스텔라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로 그 이후 거친 스탠리 코왈스키의 배역을 시도해본 그 어떤 배우도 흉내 낼 수 없는 명연기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