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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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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물을 받았다. 요즘 책을 선물하면 안 좋아하지만, 나는 책 선물 하고 받기를 좋아한다.

매일 문학서적만 읽다, 간만에 핑크 표지에 말랑한 소설책을 보니, 미소가 지어진다. 힐링타임!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 이어, 북유럽 소설의 인기를 끈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브릿마리 여기있다이다. 59세 남자 오베, 7살 소녀 엘사 그리고 63세의 종이컵, 플라스틱사용도 싫어하고 정규교육 대신 십자말 퀴즈를 많이 푸는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평생 자신의 동네를 떠나본 적 없고, 남편의 그늘에서 살아온 그녀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서,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누구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마치 입센의 인형의 집의 노라처럼 말이다. 요즘 노라에 빠져있다보니 소설 속 모든 여성이 노라로 보인다. 그렇게 인생의 고비를 겪으며 자신을 발견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개봉하면 보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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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나비 현대영미드라마학회 영한대역 7
데이비드 헨리 황 지음, 이희원 옮김 / 동인(이성모)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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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에 대한 소설이 많지만, 이 소설은 연극과 오페라도 발표되었던 작품이다. 영상클립은 보았는데, 전체 무대는 접할 기회가 없었다. 각색의 여러 버전으로 접하고 싶은 작품이다. 

사건이 벌어지는 시점은 현재이며 장소는 파리의 어느 한 감옥이다. 회상극에서 1960년부터 1970년까지는 북경, 1966년부터 현재까지는 파리이다. 황은 1986년에 뉴욕 타임즈에 실렸던 한 짤막한 기사를 읽고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버나드 부리스코(Bernard Bouriscot)라는 프랑스 외교관이 그의 애인이자 스파이인 중국여성에게 국가 기밀 문서를 전달하였다는 혐의를 받아 반역죄로 투옥되었는데, 다행히도 나중에 그 문서들이 별로 중요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것이 판명되어 그는 석방된다. 이 사건의 흥미로운 초점은 그가 이십년 동안이나 애인관계로 지내온 중국 여성이 사실은 남자였다는 점이다. 황은 그 외교관이 상대방에게 나비부인과 같은 환상을 가지고 있었으리라고 가정하고, 그 사건의 틀 위에 지아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의 스토리를 새롭게 해체하여 재구성하는 식으로 이 작품을 만들어 내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 커다란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여겨지던 많은 전통적인 관념과 가치들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데 있다. 예를 들자면,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 이슈,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의 갈등, 이성애와 동성애 문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정치적 쟁점, 전통적인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대조,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현실과 환상의 구분 등이 사라지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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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1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소임 옮김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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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한 이 희곡은 영화버전도 역시 유명하다.

3막으로 된 희곡으로 1947년 에셀 배리모어 극장에서 초연을 가졌다. 미국 남부의 몰락한 지주의 딸 블랑시는 연애결혼에 실패한 여자이다. 창부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그라져 가는 과거의 교양과 전통에 얽매어서 욕정을 억누르며 귀부인답게 행동하려고 애쓰며 현실 도피의 꿈속에서 외롭게 살아간다. 뉴올리언스에 사는 동생 스탤러를 찾아갔을 때, 야성적이며 현실적인 동생의 남편에게 진실을 폭로당하고 겁탈을 당하자 감추어졌던 욕정에 몸을 내맡기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블랑시는 미쳐서 정신병원에 보내어진다.

이 극은 여자의 성의 좌절과 분열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명은 뉴올리언스에 실제로 있었던 욕망의 거리라는 전차 노선에서 딴 것으로, 블랑시는 이 전차를 탄 다음 묘지선으로 갈아타고, ‘천국에서 하차하여 동생 집에 당도한다는 설정을 통하여 인간의 운명을 상징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51년 영화화되었다. 영화는 1951년 작품이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퓰리처상(1947) 수상 희곡을 각색한 영화로, 엘리아 카잔(Elia Kazan)이 감독을 맡았다. 신경증 증세가 있는 민감한 성격의 미국 남부 여인 블랑시 뒤부아(비비언 리)가 뉴올리언스의 빈민가에 살고 있는 여동생(킴 헌터)을 찾아가 제부인 속물 스탠리 코월스키(말론 브랜도)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스탠리의 친구인 미치(칼 맬든)는 블랑시에게 관심을 갖지만 스탠리는 블랑시의 과거를 폭로하고 겁탈한다. 겁탈당한 블랑시는 제정신을 찾지 못하고 졍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영화에서는 브랜도의 야수적인 연기와 리의 히스테리컬한 연기가 끈끈한 재즈선율과 어울려 사실감을 더해 준다. 아카데미상 작품상, 주연남우상(브랜도), 감독상(엘리아 카잔), 각본상, 흑백촬영상 등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주연여우상()과 조연남우상(맬든조연여우상(헌터)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윌리엄스의 희곡은 극적 요소가 강하여 연극이나 영화뿐 아니라 오페라로도 각색되어 공연되는 것이 많다. “나는 언제나 모르는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살아왔어요.” 테네시 윌리엄스의 원작희곡에서는 블랜치 뒤부아의 절망적이고 시적인 비극이 중심이지만, 영화에서는 불안하게 시들어 가는 미녀 비비안 리의 상대역으로 나온 말론 브랜도의 투박하고 끈적끈적한 동물적 흡인력이 스크린을 장악한다. 4년 전에도 제시카 탠디의 상대역으로 브로드웨이 연극관객을 전율하게 했던(연극 역시 엘리아 카잔이 연출했다) 브랜도의 연기는, 깊은 생각에 빠진 듯하면서도 본능에 따르는 행동과 육감적인 매력 그리고 울부짖듯 스텔라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로 그 이후 거친 스탠리 코왈스키의 배역을 시도해본 그 어떤 배우도 흉내 낼 수 없는 명연기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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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속의 건포도 현대영미드라마학회 영한대역 4
로레인 한스베리 지음, 박정근 옮김 / 동인(이성모)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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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인 한스베리(Lorraine Hansberry)는 자신의 첫 작품 <태양 속의 건포도>(A Raisin in the Sun)로 흑인 여성 극작가로는 최초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20세기 중반 미국은 흑백 분리 차별문제로 인종갈등이 정점에 달해, 2차 세계 대전 기간에 일어난 미국의 흑백 통합, 50년대 초 연방 대법원에 의한 인종분리 중단 결정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스베리는 흑인시인 랭스턴 휴스(Langston Hughes)의 시 “Halem"의 전문을 자기 작품의 프롤로그로 제시하고 있다.

제목 또한 이 시에서 따온 것인데 지연된 꿈이 태양속의 건포도처럼 말라버릴까 의문을 던지며 사회적 편견과 제도에 묶여 자유롭지 못하고, 계속해서 지연되어야만 하는 흑인들의 자유와 꿈에 대한 메시지를 도입부분에서 전하고 있다 <태양 속의 건포도>는 백인 남성중심 미국 사회에서 영거가족이 견뎌내야 하는 좌절과 꿈을 그리며 보통의 흑인들이 실제적으로 직면하는 현실 문제를 고뇌하며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여성인물 레나, 루스, 베니사의 모습을 통해 미국 흑인사회의 전형적인 세 가지 형태의 여성상을 나타내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관과 생활 태도를 고수하는 레나는 북부로 이주한 남부 흑인 여성을 대표하고, 루스는 남부 흑인 여성과 미국 현대 흑인 여성의 과도기적 인물로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자 신분 상승을 열망한다. 베니사는 현대 미국흑인 여성의 전형으로 구조적 신분 상승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지적 신분 상승을 열망한다.

한스베리가 베니사를 자신의 8년 전 모습이라고 말했듯이 베니사는 60-70년대 흑인 여성들이 추구하던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은 백인중심 사회에서 여러 좌절을 통해 그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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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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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소설을 접하고 난 후 한참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마치 내 옆에서 존재하는 인물인 듯 세스에 이입이 되었다.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며 중간에 몇번을 덮고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 

 <빌러비드>(Beloved)는 마가렛 가너(Margaret Garner)라는 흑인 여자 노예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가너는 1856년 노예농장을 탈출하다 백인주인에게 잡혀 스스로 딸을 죽이고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은 빌러비드(Beloved)라는 죽은 아이를 묻지 못하는 한 흑인여자 세스(Sethe)의 이야기로 <빌러비드>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흑인 어머니 세스는 노예시절에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도망친 그녀를 체포하러 온 백인들 앞에서 어린 딸을 살해한 사건과 그로인한 죄의식 속에서 유령으로 돌아온 딸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으로 괴로워한다. 세스는 사랑받는 자라는 의미의 빌러비드”(Beloved)라는 일곱 글자를 죽은 딸의 묘비에 새겨 넣었다. 그 후 18년이 지나고 살해당한 아기유령이 처녀가 다 된 빌러비드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흑인 어머니 세스가 영아살해라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면해야 하는 일련의 사건들로 빌러비드라는 유령을 제시하였고, 그 유령으로 인하여 세스는 잊고 있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고통 받고, 빌러비드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그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한다.

모리슨은 <빌러비드> 전반에 걸쳐 세스와 폴 디의 재 기억에 중점을 두고 빌러비드를 등장시켜 상흔을 치유하려고 하였다. 모리슨은 세스의 외상치유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로 빌러비드라는 원혼을 등장시켜, 집요하게 세스에게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도록 자극하고 세스가 고통스러운 과거와 정면으로 부딪히게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 <빌러비드>는 인종적 모순이라는 유령을 다시 불러내어 미국역사가 어떻게 이 유령을 보내야하는지 질문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현재 흑인들을 대변하는 대변자이고 소설 말미에 사랑하던 대상의 죽은 영혼을 위해 의식을 행하는 것도 그들이 겪었던 과거 외상적상처로 남은 노예제를 치유하고 영혼을 달래서 보내기 위한 애도행위를 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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