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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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소설을 접하고 난 후 한참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마치 내 옆에서 존재하는 인물인 듯 세스에 이입이 되었다.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며 중간에 몇번을 덮고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 

 <빌러비드>(Beloved)는 마가렛 가너(Margaret Garner)라는 흑인 여자 노예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가너는 1856년 노예농장을 탈출하다 백인주인에게 잡혀 스스로 딸을 죽이고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은 빌러비드(Beloved)라는 죽은 아이를 묻지 못하는 한 흑인여자 세스(Sethe)의 이야기로 <빌러비드>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흑인 어머니 세스는 노예시절에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도망친 그녀를 체포하러 온 백인들 앞에서 어린 딸을 살해한 사건과 그로인한 죄의식 속에서 유령으로 돌아온 딸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으로 괴로워한다. 세스는 사랑받는 자라는 의미의 빌러비드”(Beloved)라는 일곱 글자를 죽은 딸의 묘비에 새겨 넣었다. 그 후 18년이 지나고 살해당한 아기유령이 처녀가 다 된 빌러비드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흑인 어머니 세스가 영아살해라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면해야 하는 일련의 사건들로 빌러비드라는 유령을 제시하였고, 그 유령으로 인하여 세스는 잊고 있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고통 받고, 빌러비드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그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한다.

모리슨은 <빌러비드> 전반에 걸쳐 세스와 폴 디의 재 기억에 중점을 두고 빌러비드를 등장시켜 상흔을 치유하려고 하였다. 모리슨은 세스의 외상치유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로 빌러비드라는 원혼을 등장시켜, 집요하게 세스에게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도록 자극하고 세스가 고통스러운 과거와 정면으로 부딪히게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 <빌러비드>는 인종적 모순이라는 유령을 다시 불러내어 미국역사가 어떻게 이 유령을 보내야하는지 질문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현재 흑인들을 대변하는 대변자이고 소설 말미에 사랑하던 대상의 죽은 영혼을 위해 의식을 행하는 것도 그들이 겪었던 과거 외상적상처로 남은 노예제를 치유하고 영혼을 달래서 보내기 위한 애도행위를 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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