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은 우리가 흔히 "그렇다"라고 이미 고정사실화 되어 알고 있는 사실을 뒤집어 보는 것이 유행아닌 유행이다.
예를 들어, 울 조카가 얼마전에 나에게 불러준 노래는 우리가 흔희 <아기돼지 삼형제> 라는 이야기로 알고있는 얘기였다.
그런데 사실 그 늑대는 밀가루가 필요한 늑대였을 뿐이다라는 것이다.
늑대는 밀가루를 빌리기위해 옆 마을의 아기돼지 삼형제를 차례로 찾아가게 된다. 그러다가 정말이지 우연한 사.고.에 의해 원하지 않게 집을 부숴뜨리게 되는데 이를 오해한 아기돼지 삼형제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노래이다.
이러한 뒤집어진(?) 이야기들이 다양한 사고와 이해의 폭을 넓게 해 준다니 좋은 일이지...
그림형제는 내가 어릴때부터 듣고 봐온 익숙한 동화들이다.
대체적으로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아주 유익(-,.-;;)한 책들이다.
그런데 이 그림형제도 요즈음의 대세와 유행에 벗어나지 못해 다시한번 까발려지게 되는데 몇해전 유행했던 <잔혹동화> 시리즈에서 시작이 되었다.
시사회 당첨으로 보게 된 <그림형제 - 마르바덴 숲의 전설>은 어떻게 보면 이와같은 동화책 뒤집어보기의 연장선상에 놓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한정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동화를 썼을 것 같은 그림형제는 알고보면 선량하고 순박한 마을사람들을 상대로 사기퇴마술을 벌이며 먹고사는 사기꾼들이다.
퇴마를 주제로 먹고사는 주제이면서도 정작 형인 윌(맷 데이먼)은 마법이나 전설따위는 믿지도 않으며 어릴적 마법의 콩 마술을 믿고있는 동생을 우습게 생각한다. 하지만 신비한 마르바덴 숲에서 겪게되는 일들을 계기로 형제간의 사랑을 다시한 번 돌이켜보게 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커다란 줄거리.
결국은 이 일을 계기로 새로운 사기퇴마기법(?)도 익히고 그림형제 동화의 다양~한 이야기거리도 만나게되고...
이 영화의 볼거리라고한다면 그림형제의 다양한 동화들을 영화속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빨간망토 소녀',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등등 새롭게 탄생된 동화들을 다른방식으로 만나는 건 색다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영화가 다 좋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쉽게도 모니카 벨루치, 맷 데이먼, 히스(기사 윌리엄) 등 네임 밸류와 연기력에서 모두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한 액션 판타지치고는 구성과 내용이 엉성하단 것이다!
각자의 다양한 매력들이 제대로 보여지지 못하고 이야기속으로 묻혀 버린 점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판타지 물이라고하면서도 그 엉성한 CG 처리 등은 극의 사실감과 신비감을 쉽게 무너뜨리는 한 요소가 되기도 했다.
또한, 시사회 도중 필름을 중간에 끊어뜨려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한 극장과 시사회 주최측의 문제도 짚어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일상속에서 어릴때의 추억을 되집으며 그림형제의 동화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주는 점, 바라보기에도 충분한 기쁨을 주는 비주얼과 연기력이 겸비된 배우들, 신비한 내용과 스토리로 잠시나마 일상의 지루함과 우울함을 벗어나게 해 준 점 등등.
동심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그리고 요즈음 잘 쓰여지지 않고 있는 우리의 굳어진 두뇌를 위해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