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랑빼면 영화 뭐 볼거 있겠냐만은...
'사랑을 놓치다' 는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만나게되는
어떻게 보면 그래서 더 지루한 여러사람들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우재의 풋풋했던 20대 대학생때의 사랑
연수의 말 못하는 해바라기 사랑
연수엄마와 아저씨의 늙은(?) 사랑
상식이의 오랜 기다림의 사랑
현태의 된장국같은 사랑
또 연수와 우재의 상처입은 사랑.....등등
영화를 보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중의 하나는...
20대의 사랑과 30대의 사랑....은 다른다는 것이다.
내가 20대에 했던 사랑은.
사랑을 하던 방법도, 다가서는 방법도
또 이해하는 방법도 지금과는 확실히 달랐을 것이다.
또 앞으로 내가 할 어떠한 사랑도 예전에 내가 했던 것과는
또다를 것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20대에 이 영화를 봤더라면 좀 지루했겠지.
처음부터 끝까지 말 못하고 끙끙거리는 남녀 주인공도 답답하고 지겨웠을테고 노인네들의 닭살나는 사랑이 징그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과 같이 목이 늘어진 박스 티셔츠를 입은 여주인공의 모습이 잔잔하게 와 닿지도 않았을 테고,
홀로 티비를 보며 캔맥주를 들이키며 하는 혼잣말도,
헤어져봐야 사랑이 뭔지 안다는 말도,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 그 사랑에 가슴 아프지도,
실연에 홀로 주점에 앉아 눈물 흘리는 여인에게 보내는 설경구의 잔잔한 미소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겨우 계란 한 판, 먹고서 30대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나조차도
30대의 내가, 또 40대의 내가 얘기할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누.구.에게나 충분히 아름답고 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재와 연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랜 기다림과 헤어짐과 만남의 우연 그 끝에서,
우재의 말처럼 시작도 하기전에 끝나버린 그 사랑을 이제 다시 한 번 시작하게 될지도 모르고...어쩜 다시 한 번 '미안'해지지 않도록 오랜 세월 알아온 친구로 남을지도 모른다.
단지 이번에는 속으로만 좋아하고 계산하고 그러지말고 과감하게 내 앞의 '사과'를 잡아 다시는 '사랑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