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뭐랄까.... 아이러니로 뭉쳐진 영화라고 해야하나...

미국의 자본과 감독이 제작, 감독하고,
중국의 배우들이 일본인 게이샤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일본 말이라고는 가끔 바람결에 스치듯 그렇게
영어로 대사를 하는 일본 게이샤에 대한 영화라니 !!
이거야말로 아이러니 아닌가!!

전체적으로 느낌을 적어보고 싶었지만... 느낌이 뒤죽박죽이라...

1. 화면 및 영상은 아주 좋다!

역시'시카고'의 롭 마샬의 연출력과 영상은 높이 사줄만하다.
게이샤의 화려한 기모노의 향연과 아름다운 배우들 및 영상 또한 봐 줄만하다!
(개인적으로... 퍼햅스 러브보다도 영상과 음악의 선택이 더 뮤지컬 영화와도 같이 느껴졌다. 실제 배우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래도 연출력의 힘인 것인가...)

2. 중국 배우들의 일본인 게이샤 역이라니!
예전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 되는 우리 관객들은 어찌할거야?
뭐, 그녀들의 영어 발음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는 것을 제외하고도...
장쯔이의 단아한 쪽진 머리에서 게이샤의 그것보다 '연인'에서의 그녀를 더 떠올리게 되는 건 비단 나 뿐만이었을까...

3. 솔.직.히...
해피 엔딩이 아니기를 바랐다.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고 나와 험난한 과정을 거쳤으니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영화를 보면서 괴로워했을 관객들을 위로해주는건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또! 그녀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반쯤 바라며 괴로워했다.
게이샤라는 직업이 가지는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그 험난한 과정을 이겨낸 여인이
그토록 원했던 사랑을 이룸으로써 나는
그녀가 이뤄낸 모든 성과들이 '사랑'이라는 이름뒤에 빛바래지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사랑 영화가 아닌 게이샤로 살아야만 했던 한 여성의 삶에 대한 담담한 고백 영화이기를 바랐던 내가 무리인 것일까?
(그럼에도 나도 여자인지라 한 여성이 사랑을 찾아낸 그 순간에는 솔직히 감동먹었다...)

여하튼 영화가 종반 부분으로 치달으면서 약간 처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제서야 이 영화의 러닝 시간이 140분이나 됨을 깨닫게 되기 전까지는 꽤 흥미진진 볼만하다.

결과 부분이 편파적인 개인 취향으로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을 제외하면 게이샤 여인들의 치밀한 암투 등도 흥미롭다. (글쎄, 실제로 여자들이 그런 치밀한 계획 속에서 연애의 기술을 연마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 나만 모르는 것인가....?!)

그나저나, 장쯔이와 장만옥의 눈짓 한 번으로 남자 꼬시는 기술 나도 좀 배워봤으면 좋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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