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상한 이웃 이야기다.
만나면 엄청 친한 척을 해서 평소 부담스러웠던.
그 여자의 말하는 방식은 따따따 스타일이다. 한 번 말을 시작하면 쉴 새 없이 높은 톤으로 쏴 댄다. 남이 말할 틈 절대 주지 않는다. 남의 말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귀가 멍할 정도로 지껄인다.
그래도 그 정도의 단점이야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할머니 탓에 우리 집 대문은 항상 열려있다. 아침이면 현관문 활짝, 대문 활짝 여는 게 순서다. 지나가던 이웃 분들 수시로 드나드신다.
동네에서 나름 인기인(?)인 할머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므로 성가시고 귀찮아도 인내한다. 대개 할머니가 밖으로 나가 노시지만 동네 분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날도 많다.
어저께도 나갈 타이밍을 놓친 할머니를 뵈러 아주머니 한 분이 놀러오셨다.
그 분이 오신 뒤 얼마 뒤에 그 문제의 따따따 아줌마가 오셨다.
와서는 쉴 새 없이, 결혼해 사는 동생과 올케가 어떻고 하면서 흉을 보고, 친정엄마가 어떻고 흉을 보더니, 남편 얘기에 딸 얘기로 마무리한다. 수입 갈비를 샀는데 양도 엄청 많고 맛도 있더라는 얘기도 한다. 소를 키우는 고향은 소 값 엄청 떨어져서 고전 중이다.
거기까지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이다. 마지막이 초대박이다.
뜬금없이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전동차 보조금 얘기를 하길 레 웬 일인가 했다.
미치겠단다. 너도 나도 전동휠체어를 끌고 나와 돌아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헉, 이런 개호랑말코 같은 여자가 있나. 욱, 하는 성질에 당신도 사고나 당해서 전동휠체어 이용자가 돼봐라, 는 말이 턱까지 치밀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자기 딴에 솔직한 게 미덕이라고 생각해서? 아니면 농담으로? 자기 자식들한테도 그렇게 교육시켰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기가 막혔다. 악덕이다. 공해가 따로 없다. 매일 매일을 사우나 간답시고 좁은 골목을 지프차 끌고 다니는 게 솔직히 더 민폐였다. 정작 아껴야 할 것은 아낄 줄 모르고 세일하는 두부 한 모에 목숨 걸때 알아봤다. 전동차가 차도로 다니는 것도 아닐 테고 자기가 방해받을 아무런 이유도 없는데 어째서. 단지 눈에 거슬린다는 게 이유인 거다. 이런 인간 상종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싫다.
친한 이웃 분에 의하면, 그 여잔 사소한 말다툼이라도 할라치면 스스로를 따 시키는 스타일이란다. 한 동네에 살며 애도 아니고 다 큰 성인들이 우습지도 않은 꼴을 연출한다고. 오래 겪은 분들의 말씀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웃도 이웃 나름이다. 이웃을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