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지 않고 뭐든 읽는다는 비슷한 취향의 사람의 만나면 기쁘다. 싼 값에 사 두고 읽기를 미루고 있다가 그녀에게 먼저 건넸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지만 다들 재밌다 하니 지루하진 않을 거라는 코멘트와 함께. 나이 어린 그녀, 다음날 와서 하는 말이 “진짜 재밌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싸게 산책인데 재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싱글싱글 웃는 그녀를 따라 내 입도 하 벌어졌다.

 

책이란 묘하다. 누군가 좋아요, 재밌어요, 하며 행복한 낯빛을 하면 그 책에 대한 애정이 마구 솟구친다. 빌려준 책을 가져와 눈을 반짝거리며 감상을 얘기하는 그녀에게도 역시. 주변의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바보도 악인도 속물도 없다. 더 없이 사람만 좋아서 오히려 이런저런 손해를 보고 산다. 남을 탓하거나 미워하지도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자신 안에서 찾으려 한다. 끊임없이 속죄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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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5-0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좋아하는데 그분하고 저하고는 정반대군요
오늘도 누구를 신나게 욕했답니다.
그리고 자주 속물도 되고요.
책을 뭣하러 읽는지 저같은 사람은 모른다지요 쯥쯥
그나저나 넘 오래만이셔요..

겨울 2006-05-0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여우님이야말로 딱인데요? 세상 일에 무심하지 않고 마땅히 화낼 일에 격렬히 욕할 줄 아는 님을 존경해요.^^ 저 역시 입이 걸다면 건 편이라죠. 요즈음,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증세에 시달리고 있어요. 오늘은 회복모드입니다.

어릿광대 2006-05-06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변엔 제대로 책을 권할 수 있는 사람이...없내요. 그래서 부럽습니다. ㅜㅜ 어찌된 애덜이 책보다 영화를 더 좋아하는지. 그래도 꿋꿋하게 생일 때마다 책을 사서 선물로 줍니다. ㅋ 언젠간 이 친구들도 이런 제 맘을 알아주겠지요?

물만두 2006-05-06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게 안되니 참 걱정입니다.

겨울 2006-05-0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릿광대님^^ 저도 꿋꿋히 책을 선물하는 사람입니다.
만두님은 무슨 말씀을, 님이야말로 산증인!!

비로그인 2006-05-06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몽상님, 저도 이 책보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겨울 2006-05-06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변호사 비숍 가정부가 되다라는 가정을 하면, 충분히요.^^

stella.K 2006-05-0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제가 생기면 도서목록을 뒤지지요. 읽지도 않으면서 혹시 이 책 읽으면 도움이 되려나? 하나가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전 책은 좋아하지만 남 원망 참 많이해요. 아주 지능적이고 조직적으로. 아무래도 책의 영향 같아요. ㅜ.ㅜ

겨울 2006-05-0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능적이고 조직적으로, ㅎㅎ 님이 그렇다면 그럴 법 하니까라고 생각해요. 효율적으로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도 현명한 처세라고 보는데요? 누군가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을 보면 죽일 놈 나쁜 놈 하면서 마구 욕을 하라고 부추기는 걸요. 그래서 응어리가 풀릴 수만 있다면^^

잉크냄새 2006-05-07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선물해주었는데 가타부타 말도 한마디 없어요. 가끔 섭섭하기도 하더군요.^^

겨울 2006-05-09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그 사람에게는 책이 행복한 선물이 아니었나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