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지 않고 뭐든 읽는다는 비슷한 취향의 사람의 만나면 기쁘다. 싼 값에 사 두고 읽기를 미루고 있다가 그녀에게 먼저 건넸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지만 다들 재밌다 하니 지루하진 않을 거라는 코멘트와 함께. 나이 어린 그녀, 다음날 와서 하는 말이 “진짜 재밌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싸게 산책인데 재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싱글싱글 웃는 그녀를 따라 내 입도 하 벌어졌다.
책이란 묘하다. 누군가 좋아요, 재밌어요, 하며 행복한 낯빛을 하면 그 책에 대한 애정이 마구 솟구친다. 빌려준 책을 가져와 눈을 반짝거리며 감상을 얘기하는 그녀에게도 역시. 주변의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바보도 악인도 속물도 없다. 더 없이 사람만 좋아서 오히려 이런저런 손해를 보고 산다. 남을 탓하거나 미워하지도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자신 안에서 찾으려 한다. 끊임없이 속죄하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