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것이 미술사일까? - 서양미술사 400년의 편견과 오류
제임스 엘킨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아트북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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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처음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면 대체로 E.H.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상당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전통의 명성을 바탕으로 처음 택하게 되는 책일듯 싶다. 또는 과거에는 잰슨(H.W.Janson)의 <미술의 역사>도 눈에 띄었던 듯 싶다. 미국에서는 미술사 개론서 시장의 49%를 헬렌 가드너의 <Arts through the ages>가 차지하고 있다는데 우리와는 조금 다른 듯 하지만, 곰브리치 책 역시 광범위하게 읽히고 있다고 한다.  

 다만 곰브리치 서양미술사의 원제가 <Story of Art>이기도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보편적으로 읽히고 있는 미술사 개론서들의 공통점은 서양, 특히 유럽 중심의 시각과 작품을  미술사의 거의 전부인 것으로 다루고 있으며, 서술방식도 연대기적 방식에 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이나 비유럽 서양의 미술들은 극히 일부만 다뤄지거나 아예 배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그것이 미술사일까>의 저자 제임스 엘킨스는 이러한 미술사 서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저자가 갖고 있는 문화적 정체성이 본질적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는 문화다원주의의 한계와 연대기적 서술방식 보다 더 나은(더 체계적으로 쓰일 수 있거나, 최소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용이한) 서술방식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곰브리치 <서양미술사>외에 다양한 미술사 서적들을 소개하고, 그 한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사에 접근할 수 있는 길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 점만으로 일단 일독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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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원자 -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사회 물리학의 세계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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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원자(개인)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나서, 원자간의 상호작용을 살펴본 뒤, 집단과 패턴의 유형과 조직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것이 책의 기본적인 주장이다.  

개인은 비합리적이고, 오류투성이며, 다른 원자(개인)을 모방하며, 독자적인 판단보다는 환경에 잘 휘둘리는 등의 존재이기 때문에, 개인으로 봤을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집단적으로는 일어난다는 것이다. 집단행동의 패턴을 관찰, 분석함으로써 사회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책의 상당부분이 개인(원자)의 특성에 배정되고, 패턴에 대한 부분은 결론적인 성격으로 2개 장에서 나오면서, 좁은세상(small world) 이론 등 네트워크 과학을 다뤘던 전작 넥서스(Nexus)의 끝 2장에 할애된 내용이 다시 강조되는 것으로 보아 그 동안 이 분야에서 개론적으로 소개할 만큼의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다만, 이러한 관점도 이미 일어난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으나, 이 책이 지향하는 바와 같이 물리학과 같은 과학이 가져야 하는 예측력은 아직 담보할 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유사한 패턴이 진행되어가더라도 임계점에 이르면 창발적인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임계점을 예측하거나 설명하기에는 아직 사회물리학의 발전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혹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최근 예측과 관련된 책들이 일부 소개되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의 미래',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이 그러한데, 날씨나 금융시장과 같이 모형으로 설명하기에는 관련 변수가 너무나 많고, 변수를 모두 포함하는 방정식을 만들더라도 변수의 수가 늘어나면서 불가피한 불확실성을 배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래예측이-하필 많은 사람들이 매우 알고 싶어하는 분야들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복잡계나 네트워크 과학, 행동경제학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책들도 겹치는 내용이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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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유화를 멈춰라 - 민영화 그 재앙의 기록
미헬 라이몬.크리스티안 펠버 지음, 김호균 옮김, 김대중 그림 / 시대의창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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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쓴 책이 이제 번역되어 나왔는 모양이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 - 철도, 의료, 교육, 통신, 전력 등-에서 국영기업 또는 공기업을 민영화하면서 발생했던 문제 사례를 열거하면서, 공공경영체제에서 수익중심의 민영체제로 전환했을 떄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민영화의 실패사례 모음으로서는 충분한 참고자료가 되겠다. 다만, 사례중심으로 가다보니 전반적인 민영화의 문제점을 꿰뚫는 전체적인 통찰은 부족한 듯하고, 교육, 통신 등에서는 문제점 지적도 앞뒤가 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사례들을 들때는 사유화 또는 민영화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먼저 이론적, 논리적으로 지적되고 그에 맞는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있는 접근이 아닌가 싶은데, 사례들을 들고 그로 부터 문제를 일반화시키다 보니 구성의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읽어가는 내내 가질 수 밖에 없다.  같은 분야라도 어떤 국가는 시장체제로 가는 곳이 있고, 어떤 곳은 공영체제를 유지하는 곳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서 과거 국영이었다가 경쟁체제로 들어간 것들과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례들이 그리 들어맞지 않는 것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결론적인 제시하고 있는 사회국가라는 대안이 과연 얼마나 수용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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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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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소개된 밀포드 베이트먼의 책 출간 프리젠테이션. ‘Why Doesn’t Microfinance Work? The Destructive Rise of Local Neoliberalism’ 

Milford Bateman, Research Fellow, Overseas Development Institute (ODI), July 5th,2010

http://www.odi.org.uk/events/2010/07/05/2447-presentation-m-bateman.pdf  

<경과>

ㅇ MF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소규모로 운영되어 옴
ㅇ 83년 M. Yunus에 의해 독자적인 모델로 출발
  - 빈곤층의 소득 창출 활동(income generating activities)에 대부
  - 해외 기부자들도 비정부, 자조, 기업가적 개인의 아이디어에 호응
ㅇ 80년대 WB와 미국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월스트리트 스타일의 운영방식(차입자가 모든 비용 부담, 높은 급여와 보너스, 스톡옵션 등)을 MF에도 요구

ㅇ 2000년대 초부터 MF의 문제점이 노정, 실제 빈곤의 감소도 관찰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빈곤으로 추락하는 사례들이 발생

<기본적인 그라민 은행 형태 MF의 문제점>

ㅇ 최소한의 효율적 규모의 부재(규모의 경제의 무시)

ㅇ 한 마을에서의 성공을 전체 지역경제로 확장시킬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 구성의 오류
  - 지역 내에서 소비되는 단순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하락과 이윤감소 유발

ㅇ 산업화가 곤란한 마이크로 비즈니스에 머물도록 하여 성장이 곤란
ㅇ 특히 효율성 확보가 곤란한 소규모 농장에서 MF가 역할을 하지 못함
ㅇ 비공식성이 강조됨으로써 불법, 좋지 않은 관행들을 확대, 고착화시킴
ㅇ 발전보다 상환이 강조되게 되자, 사회적 자본도 훼손
ㅇ 신자유주의적 운영방식 도입이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됨
  - 비용보전을 위해 이자율이 30-40%(멕시코에서는 80%까지) 치솟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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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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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그간 언론, 정책 등을 통해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사고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통념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도 있고, 보완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는 것들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작은 정부, 개방과 자유시장, 금융과 서비스 중심경제에 대해서는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23가지 토픽에 따라서 적절한 사례와 논점을 제시하고 있어서 읽기에 편하고, 핵심포인트 위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파악하기도 편하다. 다만 적은 분량으로 편하게 읽히도록 하다보니, 일부 복잡한 주제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논의라기 보다는 그가 갖고 있는 시각들을 소개하고 있는 정도로 하고, 관심있는 주제들은 별도 자료들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주요 주장들 > 

1. 자유시장은 근저에 있는 규제를 우리가 이미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규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뿐 객관적인 실재는 아니다. 시장의 경계가 불명확한데 경제학이 과학이 되기는 어렵다.
자유시장 경제학라고 엄밀한 논리적 근거에 따른 것은 아니며 다른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의사표시의 하나일 뿐이다.

2. 주주는 위기에서 가장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이해관계자다. 노동자나 협력업체 등이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 부동주주의 이익에 봉사하는 주주자본주의는 비효율적이고, 불공평하다.

3. 개인의 임금은 개인의 생산성 보다는 그 나라의 시스템에 더 많이 의존한다.

4. 인플레이션이 경제안정의 유일한 타겟이 되면서, 인플레는 낮아졌지만, 그로 인한 자본과 고용불안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경제는 더욱 불안정해졌다. 더구나 Barro 등의 연구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일정 수준(10%미만)의 인플레는 성장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정의 관계에 있을 수 있어 안정의 지표로 물가만 생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9. 아웃소싱 효과와 재분류 효과 등 떄문에 제조업의 규모가 적게 잡히고, 빠른 생산성 향상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탈산업화의 환상이 생기지만, 여전히 제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서비스업은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고, 교역이 어려워 경제의 원동력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12. 정부도 유망산업을 선정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확률도 높다. 기업만이 그럴 능력이 있으면 실패한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승률을 높이는 방법이며, 민관이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이 관건이다.

16. 합리적 개인의 가정은 잘못된 것이다. 정부실패가 시장불개입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복잡한 환경에서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인간의 의사결정이 실패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칙(관습, routine)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규제는 피규제자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해 피규제자의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17. 지식경제라는 개념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 지금까지 모든 경제는 차별화된 지식이 바탕이 된 것이다. 기초든 고등이든 교육과 생산성의 관계는 높지 않다. 스위스의 대학진학률은 한국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등교육은 스크리닝/시그널 기능이 우선되고 생산성 향상에 직접적 기여를 할 부분은 많지 않다. 또한 기술적으로 발달한 경제일수록 높은 교육을 받은 인력은 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생산성 높은 산업활동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 전체의 능력 향상, 즉 제도적, 문화적 장치 마련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18. 오늘의 GM에 좋은 것이 내일의 GM에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개별기업은 규제를 부담으로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산업전체에 도움이 되는 규제들이 많다. 개별기업의 임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아동노동을 규제하는 것은 인권보호 측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근로자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개별기업내의 이해당사자들(단기주주, 경영자, 노동자, 협력업체 등)의 이해상충이 있을 수 있기 떄문에, 기업에 좋은 것이 사회전체에 좋은 것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파이의 크기를 키운다는 명분으로 기업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9. 현대 자본주의 경제는 정부와 초국적 대기업을 포함해 더욱 계획적인 경제가 되고 있다. 국제무역량의 3분의 1 이상이 초국적기업의 내부거래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문제는 계획경제냐 아니냐가 아니라, 적절한 계획의 형태와 수준이 될 것이다.

20. 기회의 균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결과의 균등(소득의 균등)도 필요하다. 즉, 기회의 균등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일정 수준까지는 균등화할 필요가 있다.

21. 복지제도는 노동자에게 제2의 기회를 주는 파산법이다. 직업불안정성으로 인해 의사, 변호사 같은 특정 직종으로 자원이 몰리고 보호무역에 대한 요구도 높아진다. 복지정책은 노동자에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변화를 더 잘 받아들이게 해줄 수 있다. 2000년대 스웨덴, 핀란드의 연평균 성장률은 2.4, 2.8%로 미국 1.8%보다 훨씬 높아 복지제도가 성장을 저해한다는 근거도 희박하다.

22. 금융의 지나치게 높은 유동성은 장기적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금융의 속도제한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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