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도둑 - 고학년문고 3023 베틀북 리딩클럽 24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홍연미 옮김 / 베틀북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턴가 아이들은 집에 들어와 재잘재잘 떠들어댄다.
 "엄마, 옆동에 사는 철수는 나쁜 애 같아."
 "엄마, 어제 우리 반 어떤 애가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아무래도 그거 영철이 짓인거 같애. 영철이네 집이 조금 어렵거든. 애들이 다 영철이 의심하고 있어."
 "엄마, 영희는 이기주의야. 자기 밖에 몰라."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고, 자기 주관으로 세상을 보려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뭐라 말해주기가 힘들다.
 "그 아이가 그런게 아니야. 니가 오해하는 거야." 라고 꾸중하기에도 그 상황을 모르는 엄마는 뭐라하기 힘들다. 그럴 때, 이 책을 살짝 꺼내놓는다. 아이 책상 위에...
 
 책 속에는 학교와 놀이터에서 겪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를 오해하고, 누군가에게 상처 주고, 누군가를 의심하고, 누군가에게 등 돌렸던...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런건 나빠!하고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아직 감정적인 옳고 그름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이기에...
 그저 이솝이야기 처럼, 동물들의 재미난 이야기로 말해준다.
 네가 실수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아이는 정말로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닐까?
 
 아이는 듬직한 수문장인 거위 가윈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하나 둘씩 없어진 왕실 보물창고의 보물들. 그 창고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은 왕과 가윈 자신 밖에 없다.
 가윈은 더 눈을 바짝 뜨고, 눈 한번 흐트리지 않고 딴 생각 전혀 없이 창고 앞을 지키지만 보물은 계속계속 더 크고 더 소중한 보물들로만 사라져가고, 보물들이 사라져 감에 따라 자신에 대한 왕의 신임도 하나 둘 사라진다.
 법정에서 "너는 이 나라의 수치야!" 라는 말로 상처를 입고, 자신을 좋아하던 친구들의 외면을 받았을 때의 가윈의 마음... 아이는 가윈처럼 마음이 아파본다.
 
 아이는 생쥐 데릭이 된다.
 도둑질이 아니라 잠시 가져다 놓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 가윈이 의심을 받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점점 그 보물들은 기쁨이 아닌 자신을 괴롭히는 무기가 된다. 결국 데릭은 가윈을 찾아나선다.
 가윈을 찾아내 가윈의 의심을 풀어 줄 사람은 자기 밖에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데릭이 되어 데릭처럼 아파본다.
 
 책을 덮고, 아이들은 깨닫게 된다.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잘 알지도 못하고 내가 친구들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의심했구나.
 하지만 아이들은 그것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잘못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 다 외면하는 그 친구의 손을 가만히 잡아준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지만, 이젠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믿음은 항상 중요한 것이라고 거위가 되어, 생쥐가 되어 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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