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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구름 위에서 뛰어 놀 순 없을까?'
'비행기를 타면 구름 위에 사뿐히 내려앉잖아. 왜 구름 위에서 비행긴 쉬어가지 않는걸까? 잠깐 쉬어가도 재미있을 텐데.'
'구름은 무슨 맛일까? 호호 불면 구멍이 뚤리는 솜사탕 맛일까?'
'구름은 흘러서 어디로 가는걸까? 어제 본 구름은 오늘 본 구름일까? 그런데 왜 모양이 다르지? 어제는 동글동글했는데, 오늘은 길쭉길쭉 하잖아. 통통했던 구름이 살이 빠졌나?'
누구나 어린 아이 때는 구름에 관한 꿈을 꾼다.
정말 천사처럼 구름에서 놀 수 있을 것만 같고, 그럼 푹신푹신하고 따뜻할 것만 같다. 마치 정말 솜처럼...
그런 아이들의 꿈을 그림과 책으로 만난다.
엄마가 아침을 준비하는 아침, 형아 야옹이는 동생을 깨워 조심조심 밖으로 나간다.
집 밖 나무가지에는 하얀 구름이 걸려있다.
야옹이는 구름을 조심조심 걷어 엄마에게 가져간다. "엄마, 구름이에요!"
엄마는 구름에 이스트를 넣어 조물조물 빵을 만들어준다. 빵을 굽는 냄새가 방 안에 솔솔 풍긴다.
아, 맛있는 냄새다.
엄마가 막 구워준 빵을 맛있게 먹는데, 아빠는 회사에 늦었다며 그냥 뛰어나가버린다.
아빠, 빵 좀 드시고 가시지... 맛있단 말이에요.
구름이 들어간 빵을 먹자 몸이 몽실몽실 떠 오른다. 구름처럼 몽실몽실. 엄마도 몽실몽실 떠 오른다. 엄마는 몽실몽실 뜬 채로 커피도 마신다. 와, 신난다. 그런데 아빠는 어쩌지?
밖에는 비가 내린다. 형아 야옹이와 동생 야옹이는 노란 비옷을 입고 아빠를 찾아 날아간다. 몽실몽실... 차로 꽉 막힌 도로 한 가운데에서 아빠를 발견했다.
아빠! 빵 드세요.
구름 빵을 드신 아빠도 몽실몽실 떠 오른다. 몽실몽실 떠서 회사에 도착하신다.
다행이다. 안 늦었다.
아빠를 바래다 드리고 형아 야옹이와 동생 야옹이도 다시 집으로 몽실몽실 떠 간다. 집에 도착하니 아직도 구름 빵이 몽실몽실 남아있다.
냠냠. 아, 맛있다.
펜으로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다. 고양이와 구름들의 질감이 몽실몽실 살아난다.
어린 아이도 아닌 내가 괜히 그림 때문에 행복해진다.
내 기분도 몽실몽실 구름빵을 먹고 떠다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