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한 사회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노택선 옮김, 신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에 부의 미래를 완독한 경험 때문에 난 아주 기고만장 해 있었다.

(그 방면에 문외한인 내게는 꽤 힘든 경험이었다.)

그 두꺼운 책도 다 읽었는데 이 책을 다 읽지 못하랴. 그런 마음으로 건방지게 이 책을 만났다.

그렇게 이 책을 만나고서야 아이쿠! 하게 되었다. 그렇게 또 겉넘어버린 내가 한심스러웠고 그렇게 가볍게 본 이 책에게 그리고 턱을 괴고 있는 중후한 존 할부지에게 미안해졌다.

이 책은 절대 훅훅-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으니까...
<부의 미래>가 이런저런 우리 이야기를 다 인용해 주며 나비효과같은 미래에 대해 콕콕 이야기 했다면, 이 책은 교과서 같은 책이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오는 통념과 그 통념을 공격함으로서 새로운 개념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주고자 하는 내용이었다.
 
 앞부분만 손때가 묻을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도무지 경제학을 거의 처음 접하는 내게는 어렵고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태반이었다.
 아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기 보단 읽고 돌아서면 다시 머리가 하얗게 되는 내 머리 속 지우개를 별책 부록으로 수반한 것만 같았다.
 결국, 챕터 별로 독서노트에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챕터에서 할부지가 하는 말은 요거 요거... 그제서야 조금씩 개념이 잡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 까지는 어느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존 할부지는 처음부터 독자에게 질문을 건낸다.
 " 지금의 세계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 하나요?" 라고..
 그리고 미처 그 질문에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야멸차게 말해버린다.
 지금의 세계가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따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이 재미없을테니 도로 책장에 꽂아두는 것이 좋겠다고...
 이 할부지 참 배짱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아니요" 라고 대답하고  다음 장을 펼치는 수 밖에...
 
 우린 역사상 유래없는 풍요한 사회에 살고있고, 점점 더 부유해지겠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충분히 많은 것을 남겨줄만큼 부유해질 수는 없다는 기본 전제를 이 책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풍요한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재화의 생산은 우리 삶의 중심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 것이 바로 할부지가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는 '통념'이다.
 할부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통념'을 설명하는 데에 집중하는데, 이 통념이란 대중의 공감때문에 부동의 성향이 강하고 예측하기도 쉬운 개념인 것이다.
 할부지는 이 책을 통해  통념을 바탕으로 만연해 있는 환상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이 벌이는 기교에 대해 비판을 한다.
 물론, 기업의 생산활동은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행위 중 하나임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을 성과의 척도로 삼지만 그 성과를 얻기 위해 우리가 주의 깊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데에 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효율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하며, 불가능한 통제 속에서 생겨나는 모순들을 계속 은폐됨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이런 통념에서 벗어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란 생산 이외에 소득의 원천이 되는 대체물을 찾아 생산과 소득의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서, 사회 구성원들이 생산에 대해 좀더 유연하고 합리적인 태도를 취하게 하는 것, 또는 평등문제와 사회문제를 분리시켜 사회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다.
 
 할부지는 후기를 통해 이 책과 만나는 독자들에게 두가지를 당부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회적 요구를 제한하거나 기각할 사회적 이념을 찾으려는 최근의 경향에 저항하고 지구를 잿더미로 만들려는 이들로부터 우리의 풍요를 지키자는 것이다.
 이 사회는 지킬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니까...
 <풍요한 사회>라는 밝아보이는 제목 뒤로 부정적인 이야기만 가득 한 것 같은 할부지는 결국 그런 메세지를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사회는 우리가 저항하고 지켜나가야 할 모순들로 가득해보이지만, 우리가 그것만 극복한다면 충분히 살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할부지의 이론은 경제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엔 무리가 좀 따른다. 꼭 뻗뻗한 몸으로 처음 스트레칭을 하는 근육이 땅기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할부지와의 만남을 끝내고 나면 뭔가 머리와 마음을 가득 메운다. 이 사회와 우리에 대한 생각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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