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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 작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긴 하지만 어줍짢은 추리력(?)으로 한번 추측해 보자면,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신 것이 이 미세한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에 의거해 만들어 진 '로봇'과 연애를 할 뻔 했던 여자는 전 남친과 '여행'을 떠나고 그 여행지에서 방문한 한 동물원에서 박제 된 '악어'를 봤다. 이 악어는 왜인지 그녀에게 예전에 알던 목소리 예쁜 남자를 떠오르게 했는데, 그녀는 이 남자와 남자친구 몰래 '밀회'를 몇 번 가진 적이 있었다. 그 남자와의 만남이 마무리 된 것은 이 남자가 '명예살인'을 스스로에게 자행했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그 남자가 진짜 사랑했던 남자인 일본인 '마코토' 때문이었다나, 뭐랬다나 이젠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기억나는 건, 그 남자가 목소리가 정말 예뻤다는 것과 초콜렛으로 코팅 된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는 것. 여자와 함께 여행을 온 여자의 전 남친은 '조'씨 성을 가진 형사였는데 사실 지금 현상수배 중. '바다 이야기' 업주의 뒤를 봐 준 죄목이라나. 여행을 가서야 알게 된 조의 진짜 꿈은 '퀴즈 쇼'에 나가서 1등을 하는 것이었단다. 그런데 예선에서 번번히 탈락을 하는 바람에 그 한탄을 범죄로 풀었다는 건데, 핑계도 좋지. 사실 조와의 여행이 여자는 탐탁치 않았지만 남자가 '오늘의 커피' 한 잔만 하면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곧이 믿고 따라온 것이 지금 이 모양. 인생이 다 그렇지 뭐.
라며,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르길 빌며, 난 그의 책과 아무 관련 없지만 그렇다고 정말 없다고 보기도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대고 있었다.
여전히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면, 느끼는 것은 -이번 책의 호불호를 떠나서- 그는 참, 악마같은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점이다.
이번 책은 예전 작품보다는 마음에 들지 않아, 라고 투정 부리면서도 그 이야기들에 눈을 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