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해피엔딩 - 김연수 김중혁 대꾸 에세이
김연수.김중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김중혁 작가님께.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김연수 작가님 빠순이를 자청하는 저도 이 상황이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네이버에 이 책 제목을 치니 김연수 지음으로 나오는 이 상황,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도 2주에 한 번, 칼럼을 쓰신 건 김중혁 작가님도 마찬가지 이신데요. 그리고 어쩌면, 만에 어쩌면 김중혁 작가님이 일년에 한 권 책을 내시는 바지런을 떠셨다면 저는 지금쯤 김중혁 작가님의 빠순이를 자청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물론 약 반 년 전, 김연수 작가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 마지막 공식 행사, 북콘서트가 상상마당에서 있을 때 작가님이 찬조출연(?) 하신 것을 보고 그 간지와 그 허우대(?)에 전 진작에 좀 뿅 반했지만서도요. 어쨌든 전, 이런 안타까움으로 김연수 작가님의 빠순이임에도 작가님께 먼저 말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제 작가돌 김연수 작가님께. 사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전 작가님을 개인적으로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함께 굴짬뽕을 먹으며 저의 지나친 애정에 부담스러워(?) 하셨죠. 하지만 전 그 때는 약간의 느낌이었고, 이번엔 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나친 애정을 어쩌면 자랑스러워 하셨을 수도 있다는 걸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나르시즘이 없다면, 그렇게 멋진 소설을 쓸 수는 없는 겁니다. 완벽한 겸손 속에 자신을 묻고 살면서 그런 소설을 쓴다는 건 반칙이지요. 전 아직 지나치게 겸손해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한 글자도 못 쓰고 있는 걸 보면 (하하) 갈 날이 먼 것 같습니다. 그런 저에게 (아마 기억도 못하시겠지만) 글을 쓰라고 말하신 것은 엄연한 ! 레드카드 입니다. 전 결국 회사도 그만 두었다구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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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면, 씨네 21에 연재 되었던 글이라고 해서 책으로 소장하지 않는 것은 팬의 도리에 어긋난 것이다! 라는 방침 아래 구입한 것을 보니 씨네 21이 뺑끼(?)는 제대로 썼다. 즉, 작가 선택은 100% 옳았다는 것. 난 김중혁 작가의 세번째 책을 목 빠지게 (이미 빠질 데로 빠졌다) 기다린 1인이자, 김연수 작가의 자칭 빠순이니 이 책 구입 후 닳을까 헤질까 한장씩 조심히 넘기며 우리집 고양이의 급습에 만발의 대비를 하며 책을 읽고는, 이 둘의 우정이 배아프게도 부러웠다.

     물론, 내게도 이런 친구가 하나는 있다. 함께 글 쓰기 천재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언젠가 간지 작살 나는 소설가로, 내 친구는 입 떡떡 벌어지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꿈을 꾸고 있다. (나 보다 내 친구의 꿈이 삼천년 먼저 이뤄질 듯 하긴 하지만) 그리고 그 친구는 어떨지 모르지만, 난 언젠가 내 글, 그 친구 그림의 책을 내고 싶다. (물론 사람들은 그 친구 글에 100만 배 더 찬사를 보내긴 하겠지만) 그 책이 이런 모양이 되진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두 소설가의 영화 이야기는 때론 배꼽이 도망갈까 조심해야 하고, 때론 난 왜 이들과 친하지 못한가에 한탄해야 한다. 그렇게 조심하고 한탄해 봤다면 이 책을 100%는 아니더라도 98%는 이해한 셈이라고 난 혼자 생각한다. 즉, 이 책은 영화에 대한 프로 소설가들의 분석과 대담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우정에 대한 자랑이다. 흥. 그래도 멋지니, 다시 한 번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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