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
데이비드 리스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도 커피 열풍이 불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가 사람들의 기호품이 된지는 오래지만, 이제 조금 더 나은 커피맛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며 그런 매니아를 위한 커피숍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유럽 쪽에는 이미 그런 문화가 뿌리 내렸으며 그들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가게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규모의 카페를 선호한다. 대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알게 된 한 커피전문점에서 내 커피에 대한 관심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마셔 본 커피가 아닌 전혀 다른 깊은 맛을 간직한 그 한 잔의 커피는 그 후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했으며 좀 더 다양한 커피를 마셔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커피에 대한 호기심은 커져만 갔고 이 책은 그런 내 호기심을 아주 흥미있게 만족시켜 주었다. 17세기 유럽의 무역제도에 근거하여 작가가 만들어 낸 소설 속 세계는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도 지적인 호기심 역시 충족시켜 줄만 했다. 팩션이라는 장르를 크게 좋아하지 않았지만 관심분야라면 이렇게 만족도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17세기의 암스테르담, 유럽의 무역은 꽃피기 시작했고 그 중심엔 동인도회사가 있었다. 동인도회사는 무역거래의 중심에서 독과점등을 중재하는 역할도 했지만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해 서로 배신하고 공모하며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종교의 충돌, 천주교와 이슬람은 서로를 탄압하며 자신들만의 유대를 더 돈독하게 했지만 늘 배신은 가장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법이며 돈독한 유대 안에는 더 무서운 규율이 존재하는 법이었다. 그들의 규율이 정해놓은 법칙 때문에 상인들은 더 많은 거짓말을 해야했고 더 치열하게 전략을 짜야했다. 그 전략에 배신과 공모가 깔려있음은 더 말할 가치도 없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커피라는 작물이 소개되었다. 정신을 맑게 해주고 사람을 깨어있게 한다는 그 신비의 작물은 무역상들에겐 위험 부담이 큰만큼 매력적이었고 그것을 독점하기 위한 음모는 꼬리에 꼬리를 잇는다.

 

     커피는 씁쓸한 맛이 있지만 한 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하루가 고단할 때, 쉽게 잠이 깨지 않을 때 커피에 중독된 사람들은 단 하나의 해결책만 생각하게 된다. 진하게 내린 커피 한잔. 그것이 우리에게 소개되기까지의 많은 일화들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커피가 소개 된 것은 고종황제 때의 일이었다고 한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고종황제는 커피를 매우 좋아하였다고 한다. 그 때에는 커피란 부유층을 위한 호사로운 음료였음에 틀림없다. 그 커피가 지금처럼 일반인들에게 뿌리내리기까지 우리나라에도 그를 둘러싼 많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는 단지 유럽에 그것이 정착되기의 과정만 알 수 있어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호기심이 채워졌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딱딱하게 전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픽션과 배합되어 재미있게 전해졌다는 점에선 아주 만족스럽다. 에스프레소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커피란, 너무 쓰고 혹은 두통이나 심장의 두근거림을 유발하는 좋지 않은 음료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에스프레소에 설탕시럽과 우유를 섞어 라떼의 형식으로 제공한다면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달콤 쌉쌀한 카페라떼 혹은 생크림의 부드러운 유혹이 있는 카페모카의 맛을 닮아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