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몬스터
정승원 지음, 이창윤 그림 / 삼양미디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공포, 호러, 스릴러 등의 어두운 영화는 일단 피하고 보는 데다가 조금만 잔인하거나 피가 나오는 장면이 있으면 눈을 감아야지 그 타임을 놓친다면 몇날 며칠을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 내가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반가울리 없었다. 몬스터라니 ... 내 개념 속의 몬스터란 무시무시한 괴물이었고 메두사나 고블린 더 근대로 와서는 좀비로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땐 어느정도 흥미가 생겼는데 무서운 이미지가 아닌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인 페가수스나 유니콘, 그리고 수호신으로 알고 있는 용등도 일종의 몬스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어쩌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몬스터라는 것이 순전히 내 편견일 수도 있다는 느낌과 함께 그들에 대해 조금 많이 알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엔 충분했다. 물론 조금 얕긴 했지만.

 

     책은 열개의 테마로 나누어져서 각각의 테마에 맞는 몬스터들을 삽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읽는 기분이 꼭 몬스터 뮤지엄을 관람하는 기분이었다. 테마별로 나뉘어 있는 방들을 돌아가며 구경하는 기분, 하지만 그 방은 환해야했다. 어두우면 이것들이 다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걸려져 있는 것이 다 그림이나 모형인 것을 알면서도 뛰쳐나갔을테니까. 그래서 방 불을 환하게 켜고 몬스터를 차례대로 만나가기 시작했다.

     내 생각보다 세계에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주로 신화나 전설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신화나 전설 속의 주인공인만큼 그들을 만들어 낸 배경에는 그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었고 그 나라의 종교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몬스터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지방의 특색이나 종교에 대해 알아가는 셈이었다. 그리고 몇몇 몬스터들은 선한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악해진 것도 있었고 악한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선해진 것들도 있었다. 또한 동양의 몬스터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했던 것임에도 우리가 그 배경이나 기원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도 있어서 우리의 것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즐거움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삼양미디어의 상식 시리즈를 읽을 때면 늘 드는 아쉬움이 조금은 얕게만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인데, 역시 이 책도 그런 아쉬움은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얕게 시작된 관심이 지속된다면 조금 더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 속에서 내 지식이 형성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하나 더, 아쉬움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던 미신 안에도 많은 몬스터가 있는데 우리는 서양의 것에만 관심을 가진 나머지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몇년 후 그 몬스터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때 꼭 실존하는 하나의 생물이 멸종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 것만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독자의 기억을 자극해 우리의 것부터 생각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즐거운 몬스터 뮤지엄 관람이 끝났다. 전혀 무섭지 않았고 재미있는 관람을 했다는 생각에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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