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알차게 클래식 만나기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클래식 50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5월

   <세계의 명화>, <미국의 역사>에 이어  세번 째로 삼양미디어의 '상식 시리즈'를 만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모두 일본인 저자에 의해 쓰여진 책들이다. 민족 감정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라 타국에서 쓰여진 책이고 어디까지나 국내 독자를 제 1순위로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상식시리즈들은 다소 아쉽지만, 필요한 정보들을 아주 쉽고 알차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해소한다. 그리고 이 책 <클래식 50>역시 그 맥락을 이어간다.

     국내에도 많은 클래식 관련 도서들이 있다.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나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은 꽤나 유익하고 알찬 책이었다. 하지만 이런 클래식 관련 도서들을 읽으며 늘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앨범에 관한 정보였다. 클래식의 경우, 일반적으로 우리에겐 작곡가의 이름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듣는 음악은 그 작곡가들에 의해 연주된 것이 아닌 다양한 오케스트라나 연주자에 의해 연주된 것이다. 즉 한가지 곡에 다양한 연주가 존재하는 것인데, 그 연주 중 어느 것이 으뜸인지는 차치하고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라면 어떤 연주가 그들에게 적합한지 정도는 알려줬음 하는 것이 욕심이었던 것이다. 그런 차에 이 책은 꽤나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구성을 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역시나 우리에게는 어느 정도 맞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는 구성과 해석, 그리고 각 곡마다 추천하는 음반등을 기재한 것이 아주 마음에 든다.

     난 청각이 민감하진 못한 듯 하다. 어려서부터 주변 환경에 의해 다양한 악기를 접했고, 배울 기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내가 변변하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은 물론, 꽤 어렸을 때 좋은 기회가 있어 다양한 클래식을 접했으면서도 지금껏 기억하고 있는 것은 거의 드문 편이다. 그리고 현재도 음악을 들으면 들었던 것임을 기억하는 편은 드문 것으로 보아 리듬을 수반한 음악에는 조금 둔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책 속 챕터 중 일부인 '시나브로 누구나가 듣고 있는 유명 곡' 중 아는 곡이 거의 없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물론 기준을 세우고 분류한 것은 저자의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놀랄 일이었다. 더군다나 작곡가의 이름조차 생소한 곡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클래식이 가깝게 들어와 있는지에 대한 자각은 하게 된 셈이다. 알고 모르게 우리 주변엔 가요와의 접목, 혹은 CF 속 음악들로 친숙한 클래식이 많이 있고 이는 클래식이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주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으며 벌써 듣고 싶은 음반 리스트가 수첩에 들어섰다. 이제 이 음악을 들으며 클래식을 '졸려'하기 보단 '즐겨'할 수 있을 듯 하다.